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윤석열은 파면됐는데 일터는 바뀌지 않는 현실을 성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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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8일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모였다.
올해 전국노동자대회는 민주노총 창립 30주년을 기념하고 이재명 정부에게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 노정교섭 촉구, 특고·플랫폼 노동자성 인정 등 노동자들을 위한 개혁을 촉구하는 기조 속에서 열렸다.
금속노조와 공공운수노조 등에 속한 노동자 3만 명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에서 흥인지문 부근까지의 8차선 도로를 가득 메웠다.
조끼와 작업복을 입은 조직노동자 수만 명의 물결은 윤석열 파면 집회의 대열과는 또 다른 종류의 장관을 연출했다.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맞이하는 노동자대회라는 것이 느껴졌다. 여기저기서 조끼와 작업복의 물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오랜만에 만난 활동가들이 서로 악수하는 모습에서는 여유가 느껴졌다.
많은 노동자들이 윤석열 파면 이후에도 일터에서 변화를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를 향해 노동자 처지 개선을 위해 나서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연대에 힘입어 15개 점포의 폐점을 막아 내면서 청산을 늦추며 정부에게 공적 해결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10만 노동자와 수십만 지역 상인의 생계가 걸린 문제인 데도 침묵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안수용 지부장은 이렇게 일갈했다.
“홈플러스가 무너지고 수십만 가정에서 곡소리가 터져 나와야 그제야 움직이겠습니까? 그렇다면 그것이 과연 기존의 정부와 다른 점이 무엇입니까?”
인천공항에서 과로사를 멈추기 위해 4조 2교대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정안석 지부장도 이재명 정부의 모순을 꼬집었다. “2025년 올해만 6명의 노동자가 죽고 3명의 자회사 노동자가 야간근무로 인해 쓰러졌습니다.
“대통령은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자에게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했으나 …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가 죽고 쓰러져야 한다는 말입니까?”
대구 성서공단에서 출입국 단속을 피하다 사망한 베트남인 이주노동자 뚜안 씨의 유가족을 대신해 발언한 대경이주연대회의 김희정 집행위원장은 “이재명 정부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하고 절규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즉각적인 사과와 강제단속추방 중단을 요구했다.
또 집회에서는 최근 한미 무역협상에서 미국 정부의 부당한 압력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많이 나왔다.
이날 집회는 노동자들이 이런 정치 상황에 대해 더 알고자 하는 갈증이 있다는 것도 보여 줬다.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정치적 주장을 담은 본지 특별 호외를 유심히 읽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양경수 위원장은 발언에서 하반기 과제로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초기업교섭의 제도화와 단체협약 효력확장, 작업중지권 보장 입법화를 3대 과제로 제시했다.
집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둘로 나뉘어 서울고용노동청과, 세종호텔 고공농성장을 향해 행진을 했다.
앞서 자체 집회를 마치고 합류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나 집회 장소에서 연대를 호소한 이집트인 난민들도 행진에 함께했다. 많은 노동자들이 그들의 쟁점에 관심을 보이며 연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