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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혁명적 사회주의 단체 성명 미국 극우 시위대 의사당 난입:
트럼프와 극우 폭도에 단결 투쟁으로 맞서야 한다

이 글은 미국 혁명적 사회주의 단체 ‘마르크스21’이 1월 7일 발표한 성명이다.

극우·파시즘에 맞선 대중 항쟁이 시급하다 ⓒ출처 Tyler Merbler(플리커)

1월 6일 인종차별주의자·파시스트 수천 명이 미국 남부연합기와 온갖 혐오의 상징을 쳐들고 대선 결과 인증 절차가 진행 중이던 국회의사당으로 쳐들어갔다. 트럼프가 이 시위를 부추겼다. [트럼프가 고무한 전투적 거리 우익 운동]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폭도가 의사당을 습격하는 장면은 이들의 성장세에 맞선 운동을 건설해야 할 시급성을 보여 준다.

폭력을 휘두르기 일쑤인 극렬 트럼프 지지자 무리(그 중핵에는 조직된 파시스트가 있다)는 그동안 숱하게 도발을 자행해 왔다. 트럼프 임기 내내 극우는 분노한 군중을 끌어모아, 트럼프 선거 운동에서 인종차별적이고 이민자를 배척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고 떠들어 댔다. “경제 재가동” 시위를 벌이고, 온갖 코로나19 음모론을 퍼뜨렸으며, “대선을 훔치지 말라”[트럼프 선거 패배를 부정하는 운동]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 DC에서 극우 폭도가 국회의사당에 난입할 때, 캘리포니아·뉴멕시코·인디애나·조지아주(州) 등지에서도 극우가 주의회 의사당을 향해 위협적으로 행진했다. 애틀랜타에서는 극우 무장 단체원 100여 명이 주의회 의사당에 몰려들어 직원들을 내쫓았다. 캔자스주 주도(州都) 토피카에서는 시위대가 주의회 의사당으로 난입했다. 오하이오주 주도 콜럼버스의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는 극우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의 대규모 대열이 트럼프 지지자들과 함께 시위를 벌였다. 많은 수가 무장을 했다. 거리에서 반(反)파시스트 시위대를 에워싸고 잔혹하게 구타하기도 했다. 오레곤주 주도 세일럼에 모인 수백 명의 시위자들 사이에도 ‘프라우드 보이스’가 있었다. 주의회 의사당이 일시 폐쇄됐다.

트럼프의 쿠데타?

경찰이 이 쓰레기 같은 자들을 의사당에 쉽사리 난입하도록 내버려 두고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 것에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한다. 그날 경찰의 행태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 때 국회의사당을 철통같이 지킨 것과 확연히 대비됐다. 이런 이중 잣대는 유구한 역사가 있다. 미국 경찰은 체계적으로 인종차별적이고 그 안에 트럼프 동조자가 허다하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노골적인 파시스트 집단들은 수년 동안 경찰과 군대에 침투해 왔다.

하지만 군부나 연방 경찰이 국가에 맞선 반란을 지지할 정도는 아니다.

이번 난동을 쿠데타 시도로 규정하는 논평이 많다. (아마 트럼프 자신을 포함해) 이 정신 나간 패거리 중에는 트럼프 친위 쿠데타를 지지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그것이 가능하다면 말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대선 불복에 맞섰던 연대체] ‘민주주의를 소망하라’ 등이 취하는 이런 분석의 문제점은 현실적으로 대선 결과가 뒤집히지 않을 것이라면서 모든 것이 다 잘돼 가고 있으니 가만히 있으라고 결론을 내리는 데에 있다.

트럼프가 진짜로 쿠데타를 꾀하기에는 국가 기구들의 지지가 부족하다. 그러나 이번 난동으로 트럼프 충성파, 극우 단체, 파시스트들은 세를 과시했다. 그동안 계속 세를 키우면서 최근 미국사에 유례 없는 위험하고 잘 조직된 위협으로 성장한 것이다.

위험한 징후

그날 우익 폭도는 조직된 좌파와 파시즘 반대자들을 수적으로 압도했다. 어떤 때에는 이들이 아돌프 히틀러의 실패한 ‘맥주홀 쿠데타’를 우스꽝스럽게 재현하려 드는 머저리들로 보이겠지만, 이들의 위험성을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힘을 키우고 있는 악랄한 우익들은 여전히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 파업 노동자들, 좌파를 짓밟는 데에 이용될 수 있다.

난동을 촉발한 것은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트럼프의 거짓 선언이었지만, 파시스트의 공격 대상은 훨씬 광범하다. 최근의 인종차별 반대 항쟁과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 전체, 여성의 자기 결정권, 성소수자들, 노동조합 운동, 조직 노동계급도 파시스트들의 공격 대상이다.

파시즘은 절망의 운동이자 주로 중간계급의 운동이다. 중간계급은 위기 시기에 자신들의 경제적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집단적으로 반격할 방도를 찾지 못하고 짓눌려 있다. 2020년 동안에도 이런 점들이 드러났다. 대부분이 중간계급인 극우 지지자들이 “경제 재가동” 시위를 벌였다. 이는 노동자들을 가장 위험하게 할 요구였다. 같은 시기에 노동자들은 안전한 노동조건을 요구하며 시위와 파업을 벌였다.

경제 위기와 전염병 대유행의 고통 하에서 “경제 재가동” 시위는 극우의 세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 정부가 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추락에 대응해 긴축 조처를 더 밀어붙일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의 우파적 대안이나 그보다 더 나쁜 대안으로 기울 수 있었다.

2008년 경기 후퇴 이후, 미국에서 우익의 부상은 왼쪽에서의 부상에 도전받고 추월당해 왔다. 은행 구제금융과 체계적 불평등에 반대한 ‘점거하라’ 운동이 공화당에서 분출한 ‘티파티’ 운동을 압도하는 듯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2013년 흑인 청년 트레이번 마틴의 죽음을 계기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이 성장하고, 그 운동이 2020년에 다시 폭발했다. 미국 민주사회당(DSA)이 급성장하기도 했다.

2017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우익 단결” 집회가 시도된 이후, 극우의 동원은 많은 경우 좌파와 투철한 파시즘 반대자들의 반격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로 벌어진 “경제 재가동” 시위, “대선을 훔치지 마라” 시위, 1월 6일 워싱턴 DC에서 벌어진 난동 등에 맞서, 평소 좌파 진영의 대응보다 더 크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1월 6일 사태는 미국인 다수를 경악케 했다.

좌파의 대응

좌파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바이든 투표 여부와 상관없이)을 최대한 광범하게 단결시켜 이들 우익 세력에 맞서야 한다. 이런 단결된 운동이 극우를 패퇴시킬 수 있다. 그러려면, 버니 샌더스 선거운동에서 영감을 받은 수많은 사람들, 최근 DSA에 가입한 많은 사람들, 지난해 인종차별 반대 운동에 참가한 약 2600만 명의 사람들, 인종차별과 파시즘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을 단결시키려 애써야 한다.

이는 극우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 역효과만 낳을 뿐이고 무시하는 편이 더 낫다는 일부 자유주의자들의 주장을 거스르는 것이다. 또, 반(反)파시즘 운동을 극좌파로만 한정하고 주류 단체들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반대하는 것이다.

‘마르크스21’ 회원들은 지역, 전국, 국제적 수준의 연합체에서 적극 활동하면서 그런 광범한 반(反)파시즘 운동을 건설하자고 주장한다. ‘세계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도 그런 연합체의 하나다. 이 국제적 네트워크는 유엔이 제정한 “국제 인종차별 철폐의 날”을 기해 3월 20~21일에 인종차별과 파시즘에 맞서 시위·행진·행동을 벌이는데, 이런 국제적 공조 노력은 파시즘에 반대하는 다수를 고무할 수 있다.

투표만으로는 파시즘에 맞설 수 없다. 파시스트들이 나타날 때마다 그들을 막는 거리 대중 시위가 벌어져야 한다. 민주주의와 선거 결과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우익에 맞선 투쟁에 참가하는 것은 좋은 징조다. 하지만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극우는 자신이 현존 질서의 대안을 제시하는 유일한 세력인 상황에서 영향력을 키운다.

극우에 맞선 광범한 단결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하지만 파시즘의 위협을 분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또 하나 있다. 사회주의자들은 광범한 대중 운동을 건설하면서도, 인종차별과 절망의 운동인 파시즘을 낳는 근원을 설명하고 뿌리 뽑을 수 있는 반자본주의 좌파를 강화해야 한다.

공화당·민주당 모두 문제의 일부다

워싱턴 DC에서의 극우 난동은 썩어 빠진 공화당의 핵심부를 차지하기 위한 쟁투를 드러냈다.

‘티파티’ 운동 일부이거나 트럼프를 중심으로 결집한 자들의 다수는 국가기구 밖의 극우와 보조를 맞춰서 혼성 우익 정당을 만들고 싶어 한다. 이들은 독일의 극우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당(AfD), 프랑스의 국민연합처럼 대의민주주의를 증오하고 영향력 있는 파시스트 인자들을 포괄하는 정당을 모범으로 삼고 있다. 워싱턴 DC에서 날뛴 트럼프 지지자들이 그런 프로젝트에 이용된다.

이들에 맞선 쪽(“순조로운 정권 이양”을 지지하는 공화당원들)은 진보적인 동맹이 아니다. 이들은 기업의 이해관계를 옹호하고 노동계급을 공격하며, 권력을 유지하고 착취적인 “안정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인종차별·성차별·기독교 근본주의를 이용할 태세가 돼 있다.

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도 문제의 일부다. 가난한 미국 사람들에 대한 지배계급의 무시도 문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노동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이 불확실성과 고난에 시달리는 동안 ‘1퍼센트’는 더한층 부유해졌다. 이들은 전국민 단일건강보험(‘메디케어 포 올’)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코로나19 치료와 입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병원비를 뜯어내려고 사람들에게 소송을 걸고 있다. 사회 상층부에서 비롯하는 이런 야만이 극우·파시즘을 강화한다.

바이든/해리스 정부 하에서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해법이 아니다.

진정한 해법은 국가 기구 바깥에 있다. 경찰과 국가는 지배계급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파시스트들이 그 안에 침투해 있다. 민주당 지도부, “공화당 중도파”, 소위 정치적 중도파들은 질병의 원인이지 치료제가 아니다. 정치적 중도는 썩어 빠졌다. 그들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긴축과 고통을 선사한다.

자본주의는 파시즘과 인종차별을 배양한다. 좌파는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고 응수해야 한다.

파시즘에 맞서 지금 당장 투쟁을 벌여야 한다. 그러면서도 다가올 투쟁을 위해 반자본주의 좌파를 건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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