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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휴전 제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자 전역을 공격하는 이스라엘

이 글은 5월 31일 발행된 ‘이스라엘의 라파흐 학살에 항의하자’ 기사를 개정한 것이다.

학살을 중단하라는 미국 등 서방 지도자들의 무른 경고에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역에서 계속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하고 있다.

국제사법재판소(ICJ)가 5월 24일 라파흐 공격 중단을 “명령”하고,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 카림 칸이 5월 20일 네타냐후 등에 대해 체포 영장을 청구해도 이스라엘은 인종청소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이번 주 월요일 아침 가자지구 전역에서 최소 21명이 숨졌다.

지난해 10월 7일 이래 이스라엘군에 의해 살해된 팔레스타인인은 3만 6400명이 넘는다. 부상자는 거의 8만 3000명이다.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는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더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됐다. “우리가 본 것은 파괴와 잔해, 폐허, 더 많은 학살뿐이었다.”(가자지구의 언론인 호삼 쉬바트)

이스라엘군이 5월 7일 라파흐를 공격한 이래 100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라파흐에서 피난을 떠났다.

특히 지난 주에 이스라엘군이 라파흐의 “안전 지대”에 있던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을 두 차례 공격해 최소 66명이 사망했다. 그들은 텐트 안에서 산 채로 불타 죽었고 머리가 절단된 아이의 시신도 있었다.

6월 1일 오후 ‘이스라엘은 라파 지상전 중단하라! 피란민 캠프 폭격 규탄한다!’ 집회·행진이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리고 있다 ⓒ조승진

이스라엘의 라파흐 학살에 미국산 무기가 사용됐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미국에서 설계·제작된 ‘GBU-39’라는 활강 유도 폭탄의 잔해의 모습이 담겨 있다.

GBU-39의 순 폭발 중량이 17킬로그램이다. 미국 정부는 대형 폭탄보다 이런 종류의 무기를 더 많이 사용하라고 이스라엘에 촉구해 왔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이스라엘과 갈등을 빚어 온 전술 차이다. 그 차이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라파흐 학살이 “레드 라인”을 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전략소통조정관 존 커비는 28일 이렇게 말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지상전에 돌입한 것을 아직 보지 못했다. … 탱크 한 대, 장갑차 한 대 정도로는 새로운 지상전에 해당하지 않는다. … 거론할 만한 [대이스라엘] 정책 변화는 현재로서는 없다.”

이스라엘 군인 수천 명과 탱크가 라파흐에 진입하고, 60여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학살되고(그중에는 여성과 어린이가 많다), 100만 명 이상이 피란을 가야 했는데도, 미국은 “대규모 작전”이 아니라고 말한 것이다.

그런데 이스라엘 측에도 나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의 성원인 베니 간츠를 비롯해 일부 야권이 네타냐후에게 최후통첩적으로 촉구한 “전쟁 전략 계획” 변화 수립 마감 시한(6월 8일)이 다가오면서, 전쟁 지속과 전쟁 “그 이후의 날” 계획 사이의 모순이 심화되고 있다.

5월 30일 베니 간츠의 국가통합당은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해산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전쟁 지속을 원하는 연정 내 우파 정당들이 크네세트 전체 의석(120석)의 절반이 넘는 64석을 차지하는 만큼 조기 총선 요구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베니 간츠는 “전후 처리”를 두고 네타냐후와 각을 세우고 있다.

물론 야당 지도자들은 ICC 검사장 카림 칸이 네타냐후 등에게 발부한 체포 영장을 비판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군대가 가자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고 있고, 국제 재판소들이 중지 명령을 내리고, 아일랜드와 스페인 등 몇몇 유럽 국가들이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를 인정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가자 전쟁의 범죄에 공모하고 있다는 국내 항의에 직면해 이스라엘에 조율 압박을 가하면서 이스라엘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 대표 호세프 보렐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가자지구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협의회를 소집하는 데에 필요한 만장일치를 얻었다.”

유럽연합과 이스라엘이 맺고 있는 제휴 협정(무역 협정)에는 “인권과 국제법 준수 의무” 조항이 있다.

그 “인권과 국제법”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에 의해 매일 무시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이 최근 폭로한 이스라엘의 ‘비밀 전쟁’은 또 다른 사례다(5월 28일 자). 이스라엘 정보 당국 모사드는 ICC 전 검사장 파투 벤소다 등을 통화 도청, 메시지·이메일 해킹, 문서 가로채기 등으로 9년 동안이나 감시해 왔다.

운동이 중요하다

세계인들은 이스라엘의 라파흐 학살에 엄청나게 분노하고 있다. 또, 미국 등 서방 정부들이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을 여전히 지지하는 것에도 분노하고 있다.

지난주 전 세계 수십 개 도시들에서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5월 28일 영국 런던에서 1만여 명이 이스라엘의 라파흐 학살에 항의해 시위했다. 5월 27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는 수만 명이 이스탄불 주재 이스라엘 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했다.

파리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그 외에도 서울, 베를린, 로테르담, 튀니스 등지에서도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바이든과 네타냐후가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범죄에 대한 세계인의 분노가 정의를 요구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완전한 해방을 위한 운동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