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활동 금지:
“가자지구의 고통이 두고두고 서방의 악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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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와 같은 기구는 유엔의 존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 UNRWA가 이제 테러 단체로 지정됐다.
이스라엘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테러 단체”라며 이 기구의 팔레스타인인 인명 구조 활동을 금지했다. 인종 학살 의도가 담긴 이 인종차별적 결정은 서방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소위 “규칙 기반” 국제 질서가 서방의 제국주의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사기극임을 폭로하고 있다.
유엔은 제2차세계대전 당시 연합국 소속 열강인 미국·영국·소련이 중심이 돼 종전 후 창설됐다. 세 제국주의 강대국 모두 자신에게 득이 되는 세계 질서를 원했다.
유엔 헌장은 유엔이 국제법을 이용해 “전쟁이라는 불행에서 다음 세대를 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서 “공동이익을 위한 경우 이외에는 무력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준엄하게 선포했다.
실상은 전혀 달랐다. 특히 미국은 자국에 유리하게 유엔의 구조를 철저히 조작했다.
1948년 2월 미국 국무부의 메모를 보면, 모든 국가가 원칙적으로 같은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유엔의 보편주의 원칙”을 다음과 같이 비난하는 내용이 있다. “진정으로 안정적인 세계 질서를 우리 생애 안에 구축하는 것은, 비교적 성숙하고 점잖은 선진국들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앞서 미국은 제1차세계대전 종전 후에도 유엔과 비슷한 기구인 국제연맹을 만든 바 있다. 이런 국제기구를 통해, 제국주의 열강이 서로 쟁투를 벌일 때 지켜야 할 “전쟁의 규칙”을 제정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규칙”은, 서방이 ‘글로벌 사우스’에서 벌이는 식민 점령 전쟁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선진국”들은 식민지와 약소국을 상대로 제멋대로 할 수 있었다.
혁명적 사회주의자 레온 트로츠키는 국제연맹이 “도둑놈 소굴”이며 미국 제국주의를 키워 줄 “속임수로 처음부터 끝까지 점철돼 있다”고 주장했다.
유엔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미국은 유엔의 존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유엔이라는 “도둑놈 소굴”에 무료 급식소를 만들었다.
유엔은 시온주의자들의 팔레스타인 식민 점령과, 인종차별적 폭력의 광풍인 1948년 ‘나크바’로 건국된 이스라엘 국가를 승인했다.
그러나 유엔은 인종청소로 추방당한 팔레스타인인 80만 명에 대한 대책으로 1949년에 UNRWA를 만들었다. 1967년과 그 이후로 이스라엘이 더 많은 땅을 차지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살던 곳에서 내쫓으면서 UNRWA의 활동 범위는 더 늘었다.
서방은 UNRWA 같은 기구가 제국주의의 피해자들에게 얼마간의 구호를 제공하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제국주의적 세계 질서를 자유주의라는 사탕발림으로 미화했다.
이스라엘이 인종 학살을 자행하는 지금, 그 사탕발림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더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바로 그 때문에 기성 언론 〈파이낸셜 타임스〉가 이번 주에 이렇게 경고한 것이다. “바이든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무기 판매를 중지해야 한다. 그 무기 덕분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레바논을 끊임없이 폭격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바이든이 무기 판매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중동이 겪는 파탄과 고통이 두고두고 서방의 악몽이 될 것이다.”
우리가 거리에서 저항하는 것은 그런 일을 현실로 만드는 데에 한몫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