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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을 환영하며 공격을 강화하는 이스라엘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세계 지도자들 중 가장 앞장서서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

네타냐후는 트럼프의 당선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위대한 동맹을 확고하게 재약속해 주는 ...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귀환”이라고 환호했다.

네타냐후와 트럼프는 팔레스타인인 인종 학살로 똘똘 뭉쳐 있다 ⓒ출처 이스라엘 외무부 (플리커)

네타냐후는 트럼프의 선거 승리를 기회로 보고 있다. 가자지구에서 인종 학살에 박차를 가하고, 레바논에서 학살을 강화하고, 이란에 대한 전쟁 도발 수위를 높이는 기회로 말이다.

네타냐후는 트럼프가 강경한 이스라엘 지지자임을 안다. 트럼프는 지난 임기 때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노골적인 도발을 했다. 2020년에 트럼프는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관계를 ‘정상화’시키고 팔레스타인인들을 고립시키는 ‘아브라함 협정’(‘이브라힘 협정’)을 추진했다.

2020년에 체결된 이 “세기의 협정”은 이스라엘이 더 많은 팔레스타인 땅을 병합하고 폭력적인 정착자 식민 프로젝트를 강화해도 좋다는 청신호였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 때 패배하고 몇 시간 후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스라엘을 안전하게 지켰음을 기억하라. 나는 이스라엘을 안전하게 지켰다. 다른 누구도 그러지 않을 것이고 그럴 수도 없을 것이다.”

11월 5일 화요일에 네타냐후는 세계의 이목이 미국 대선에 쏠린 틈을 타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를 해임했다.

갈란트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인간 짐승”이라고 부른 인종차별적 전쟁 범죄자이고, 가장 최근에도 가자지구 북부 포위 공격을 지시한 자다. “이스라엘의 안보는 내 일생의 소명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해임된 직후 갈란트가 한 말이다.

갈란트는 가자지구에 있는 이스라엘인 포로 귀환을 우선 과제로 삼는 문제와 초정통파 유대인의 징집 문제를 두고 네타냐후와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1948년 이래 초정통파 유대인들은 종교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군 복무를 면제받아 왔다.

갈란트는 초정통파 유대인 7000명에게 징집 통지서를 보내는 것을 승인했다. 그러나 네타냐후가 이끄는 연정에는 초정통파 유대인 병역 면제 문제를 건드리는 것에 일절 반대하는 우익적 종교 정당이 두 개 있다.

갈란트는 가자지구 침공 작전이 이스라엘인 포로 귀환에 충분히 중점을 두지 않는다고 네타냐후를 비판했다. 그전에 네타냐후는 포로 교환과 휴전에 대해 하마스와 협상하기를 거부했다.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는 갈란트 편을 들었다. 이스라엘인 포로는 미국이 인종 학살을 계속 지원하는 정치적 명분이었기 때문이다.

갈란트 해임은 이스라엘이 처한 더 깊은 위기를 드러낸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지상의 지옥으로 만들었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결정적으로 분쇄하지는 못했다. 1년 동안의 파괴에도 불구하고 네타냐후는 전쟁을 끝낼 뚜렷한 방안이 없다.

네타냐후 연정 내 일부는 팔레스타인인들을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몰아내고 그곳을 영구히 점령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미국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이집트 같은 아랍 국가들로 “이동”시키는 데에 반대한다. 아랍 정권들이 흔들릴까 봐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과 정보 기구들은 유혈 낭자한 영구 점령을 계속 관리하기를 원치 않는다.

네타냐후에게 전쟁을 끝낼 뚜렷한 방안이 없는 상황은 이스라엘 내의 균열을 낳고 있다. 또한, 이런 상황은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 논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네타냐후의 갈란트 해임은 내각 내 반대파를 제거하는 것이다. 한때 네타냐후의 전략가였던 나다브 슈트란츨러는 이렇게 말했다. “네타냐후는 갈란트를 내각 내 반대파로 여긴다. 이제 네타냐후는 정치적으로뿐 아니라 군사·전략적으로도 자기 뜻을 관철시키기 더 수월할 것이다.”

네타냐후는 전 외무장관 이스라엘 카츠를 갈란트의 후임으로 임명했다. 카츠는 서방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지원금을 삭감하도록 압박하는 일을 주도한 자다.

일부 이스라엘인들은 네타냐후의 장관 교체에 격분했다. 11월 5일 화요일 이스라엘인 수만 명이 갈란트를 지지하고 포로 즉각 귀환을 요구하는 거리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이 시위대 또한 철저하게 시온주의자들이다.

트럼프 재선으로 중동은 백척간두에 있다. 미국은 언제나 흔들림 없이 이스라엘을 지지해 왔지만, 트럼프는 네타냐후의 광적인 인종 학살을 자제시키는 시늉조차 하지 않을 수 있다.

영국 전쟁저지연합 사무총장인 린지 저먼은 이렇게 지적했다. “해리스가 당선됐다 해도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과 중동 전역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의 전쟁 몰이는 계속됐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인종차별, 이슬람 혐오, 반동적 편견, 네타냐후와의 돈독한 관계는 이스라엘이 가자·서안지구를 완전히 장악한다는 야망을 추구하는 데 더욱 힘을 실어 줄 수 있다.

“현재 세계는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고 군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 반전 운동은 중동의 인종 학살과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에도 평화가 필요하다.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고, 군국주의를 강화하고, 태평양에서 중국을 상대로 갈등을 키우는 것을 저지해야 한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과 전쟁 반대 운동이 거리에서 계속 싸우는 것이 사활적으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