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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트럼프 승리가 미국 자본에 미칠 영향

트럼프는 1기 때처럼 모순과 제약에 부딪힐 테지만 이번에는 이를 더 강경하게 돌파하려 할 것이다 ⓒ출처 미 공화당

트럼프 승리의 충격이 가시자 이제는 트럼프가 실제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두고 초조한 예측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당연히 트럼프의 인선 발표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임기 때 트럼프는 지배계급 핵심부를 안심시키려 했다. 즉, 초국적 거대 기업들과 은행들, 그리고 그들에게 안전한 세계를 만드는 국가 안보 기구를 안심시키려 했다. 트럼프는 주로 이들 사이에서 내각의 주요 직책을 맡을 사람들을 뽑았다.

그러나 이제 트럼프는 “명목상으로만 공화당원”인 자들을 기용하지 않으려 한다. 트럼프는 개인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자신에게 충성하는 자들만을 기용하려고 작심했다. 그 결과 백신 음모론자, 구린내 나는 국회의원, 극렬 시온주의자, 셰일가스 기업주 등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들의 전력과 세계관은 꽤나 섬뜩하다.

그러나 상황은 언뜻 보이는 것보다 더 복잡하고 모순돼 있다. 지난 임기 때 트럼프가 지배계급 핵심부를 안심시켜야 했던 것은 그의 사회적 기반이 다른 데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내 시장과, 많은 경우 미국 국가를 이용해 부유해진 자본가들이다. 요양 병원 체인을 운영하는 자본가들이 그런 사례다.

그러나 지금은 지배계급 핵심부가 분열해 있다. 전에는 민주당을 지지했던 테슬라 회장 일론 머스크의 주도로 실리콘 밸리에서 오는 자금의 상당 부분이 트럼프 선거 캠프로 갔다. 거대 투자 회사인 블랙스톤의 최고경영자 스티븐 슈워츠먼은 2021년 1월 6일 극우의 국회의사당 습격 때 트럼프에게 등을 돌렸다. 그러나 지금은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자본가라고 할 만한 래리 핑크와도 친분을 유지했다. 래리 핑크는 블랙스톤보다도 큰 투자 회사인 블랙록의 회장이다.

트럼프는 기업계의 이 큰손들에게 지난 임기 때보다 더 많은 먹잇감을 주려 한다. 감세와 규제 완화가 그것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다른 정책들이 그들에게 이로울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미국의 거대 기업들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한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과 나머지 세계 사이에 장벽을 더 많이 세우려 한다.

헤드라인에 자주 나오는 트럼프의 약속 하나는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이민자 유입이 미국의 노동 가능 인구를 2023년 이래 400만 명 늘렸다고 추산한다. 이는 “경제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노동 시장의 수요-공급 균형을 재조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골드만삭스는 논평했다. 투자 은행 모건 스탠리는 “이민자 유입을 제한하면 더딘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도입하겠다고 을러대는 수입품 관세 인상은 오늘날 자본주의 생산이 의존하고 있는 초국적 공급망을 교란시킬 것이다. 민망한 대안 우파 행세에도 불구하고 머스크는 중국과 독일에 공장을 두고 있는 글로벌 전기차 기업의 기업주다. 머스크는 극단적 자유 시장 지상주의자인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를 찬양하는 글을 엑스(옛 트위터)에 올리는데, 이는 머스크가 트럼프의 무역 정책을 전적으로 반기는 것은 아님을 시사한다.

또 다른 난점은 미국 정치의 작동 방식에 있다. 공화당이 미국 정부의 삼권(대통령직과 상·하원, 대법원)을 모두 장악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 국가는 두 가지 결과를 이루기 위해 작동하도록 돼 있다. 하나는 어느 당 소속 관료든 대자본의 이익을 위해 힘쓰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경쟁하는 이해당사자들이 자신에게 가장 이로운 결과를 얻기 위해 로비와 흥정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래리 핑크는 누가 선거에서 이기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이것이 트럼프가 운영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이 시스템은 괴로우리만치 느리게 작동할 때가 많다. 트럼프도 그것을 안다. 그래서 의회를 건너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애시 머튼은 《뉴레프트 리뷰》 웹사이트에 실린 글에서 이렇게 전망한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도 비슷한 패턴을 되풀이할 듯하다. 경쟁하는 이해당사자들과 행정부 안팎에서 그들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을 중재하느라 그의 거창한 공약들이 실질적 난관에 부딪히는 것이다. 이러한 역학 때문에 첫 번째 임기 동안 트럼프는 일련의 타협과 후퇴를 감수해야 했다. 트럼프는 이것을 ‘심층 국가’의 훼방 탓으로 돌리며 그 막연한 적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트럼프 정부 2기도 비슷한 책임 전가 시도가 특징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을 한 번 겪어 본 트럼프는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것임을 자신의 지지 기반에 보여 주려 할 것이다. 틀림없이 트럼프는 자신이 말한 “미국 역사상 가장 대대적인 추방 작전”을 전개하는 것으로 첫 단추를 끼우려 할 것이다. 이는 어마어마한 고통을 낳을 것이다. 미국의 좌파, 그리고 실로 전 세계의 좌파는 저항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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