젯밥에만 관심 있는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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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4일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자마자 개혁신당 의원 이준석은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내년 3월 후에 대선이 치러지면 만 40세로 대선 출마가 가능하다며 말이다.
탄핵소추안 통과 직후에 윤석열이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며 우파들을 선동하고,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윤석열 일당이 정권의 기조를 계속 유지하며 호시탐탐 반격의 기회를 노리는 때에, 이준석은 김칫국부터 마시며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이준석은 “(윤 대통령과) 만나면 제가 해줄 말은 ‘자기 잘난 줄 알고 저렇게 하더니 꼴좋다’밖에 없다”며 윤석열을 조롱했다. 이준석 스스로가 대선 당시 국민의힘 대표로서 윤석열 정권 탄생에서 한몫한 원죄가 있는데도 이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다.
그러나 윤석열은 이미 지난 대선 기간에 전두환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군사 쿠데타를 실행할 수도 있다는 속뜻을 내비친 적이 있다. 이런 전두환 옹호 발언을 얼렁뚱땅 무마하고 중도층이 계속해서 윤석열을 지지하도록 하는 데에 이준석이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반성의 말 한마디 없다. “그때는 윤석열이 그런 사람인지 몰랐다”며 발뺌할 뿐이다.
그러나 최근 이준석 스스로가 “윤 대통령은 대선 내내 부정선거론자였다”고 말한 것을 보면, 윤석열이 그런 사람인지 몰랐다는 변명도 믿기 힘들다.
한편, 이준석은 윤석열 비난에 열을 올리면서도 자신이 “보수 정당을 바꿔 보고 그에 따라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 봤다”며 자신을 ‘우파 혁신’의 아이콘으로 포장한다.
이준석이 말하는 “좋은 성적”은 민주당 문재인 정부의 개혁 배신과 그로 말미암은 지지자들의 환멸에서 반사이익을 거둔 것일 뿐인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지금 대다수 보수 언론들이 윤석열만 찍어 내고 보수 진영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자, 이런 흐름에서 한동훈을 제치고 한몫 잡아 보려는 심산인 것이다.
이준석은 윤석열 집권 후 윤석열과 갈등을 빚었고, 올해 총선 직전에 탈당해 신당을 만들고 여권의 분열과 위기를 틈타 윤석열에게 실망한 젊은 보수를 이삭줍기하는 데에서 얼마간 성과를 봤다. 지금도 자신을 젊고 합리적인 보수로 포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윤석열의 쿠데타 기도가 심화되는 정치적 양극화의 결과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준석이 내세우는 우파 혁신이 성공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미 이준석은 박근혜 탄핵에 찬성하고 우파 혁신을 말하며 새누리당을 탈당했다가, 결국 그 후신인 국민의힘으로 되돌아간 전력이 있다.
이준석의 트레이드마크라는 능력주의나 엘리트주의가 새로운 노선도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무한 경쟁을 옹호하고, 차별과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흔한 보수 정치일 뿐이다.
오히려 이준석이 ‘안티 페미니즘’으로 젠더 갈등을 부추기며 청년들의 박탈감을 이용하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를 비난하며 노골적으로 대중을 갈라치는 데에 적극적으로 나선 행태로 보건대, 장차 위험한 극우 포퓰리스트로 발전할 위험성이 더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