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각한다
윤석열 정권 전체를 끌어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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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윤석열은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며 우익의 결집을 선동했다.
국민의힘 다수도 비상계엄이 통치 행위라고 뻔뻔스럽게 강변하고 있다. 그들은 당론으로 윤석열 탄핵소추안에 반대했었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겨우 12명만이 탄핵안에 찬성했다.
2016년과 비교하면 지금 국민의힘이 얼마나 몰염치하게 나오는지 알 수 있다.
2016년 박근혜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 때는 새누리당(국민의힘의 전신) 의원의 대략 절반가량이 찬성한 바 있다. 당시 여당 의원 상당수가 박근혜의 부패에 수치감을 느꼈다. 최순실이라는 ‘듣보잡’이 국정을 농단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덕수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윤석열의 군사 쿠데타에 동조하거나 방관했던 자들이다.
쿠데타 기도 전부터 이 자들은 대중의 삶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온갖 나쁜 정책들을 고안하고 집행해 왔다. 쿠데타가 성공했다면, 경제 위기의 대가를 떠넘기려고 매우 억압적이고 착취적인 정책들을 실행했을 자들이다.
따라서 윤석열만 탄핵해서는 안 된다. 윤석열 정권 전체를 끌어내려야 한다.
“국정 안정”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 탄핵안 가결 다음 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 안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가 탄핵안을 가결함으로써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윤석열의 위협이 일단 종료됐으니 경제·외교·안보 등 시급한 국가적 위기를 해결하고 정치 질서를 안정화시키자는 것이 핵심 요지다.
경제 안정, 군 지휘 체계 확립, 한미동맹 유지는 지배계급의 중점적 관심사다.
이재명 대표는 두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 국무총리 한덕수와 국민의힘에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둘째, 헌법재판소와 수사기관들에 윤석열 탄핵과 내란죄 수사를 빠르게 마쳐 달라고 요구했다.
지금 민주당은 “국정 안정”을 위해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에 너무 타협하고 있다.
물론 이재명 대표는 한덕수 탄핵을 “일단 안 한다”고는 했다. 이 대표는 “일단”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아마도 한덕수가 추경예산 편성에 협조하고 내란죄 특검법 등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받아들일지를 보겠다는 계산인 듯하다.
윤석열 탄핵 인용과 수사·처벌이 최대한 빠르게 이뤄져야 하는 것은 지당하다. 그것은 대중의 염원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는 예측 불허의 복병들이 많을 것이고, 따라서 결코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민주당은 윤석열의 쿠데타 기도에 맞선 투쟁에서 철도 파업을 뜯어말린 것을 빼면 대체로 괜찮게 대응했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 시민들에게 계엄 해제 결의를 위해 국회로 모여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하고, 본인도 국회로 신속하게 달려갔다. 체포 대상 1호였는데도 말이다.
민주당이 거리 운동에 호의적 태도를 취한 것(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특별히 2030세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은 생애 첫 정치 시위에 참가한 수많은 청년들이 좀 더 편한 마음으로 거리로 나오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국회에서 윤석열 탄핵안이 통과되자 이재명 대표는 국정 안정을 강조하는 문제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재명 대표의 기자회견은 윤석열만 제거하면 이 국면을 넘어갈 수 있다는 환상을 부추기는 것이다.
윤석열 탄핵안 통과에서 공이 제일 큰 민주당 대표가 국정 안정을 호소하면 거리 운동의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
이재명 대표의 메시지는 우파에 자신감을 줄 수도 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권성동은 자신들이 여당이라며 민주당을 빼고 당정협의를 갖자고 주장했다.
여당은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를 계속 공략하며 윤석열의 호소대로 포기하지 않고 버티겠다는 심산이다. 국민의힘 의원 윤상현은 “1년 지나면 국민은 또 달라진다, 다 찍어주더라” 하고 말했다. 총선은 앞으로 3년 반이 남았다. 국민의힘은 그 사이에 사람들이 이번 일을 잊을 거라고 믿고 있다.
이렇듯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은 윤석열의 권한이 일시 정지된 것일 뿐, 윤석열 정권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
따라서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도록 계속 거리에서 싸워야 한다. 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권 전체를 끌어내리는 투쟁을 해야 한다.
“국정 안정”이라는 미명하에 노동계급 투쟁을 자제하라는 압력에 맞서, 사회·경제적 요구를 둘러싼 투쟁들이 일어나야 한다. 이런 투쟁은 윤석열 탄핵 인용 투쟁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