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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연대〉가 뽑은:
2022년 주요 국제 뉴스

물가 상승과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세계적으로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물가가 치솟았다. 이로 인해 세계 각국의 노동자 실질임금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가난한 나라의 고통은 더욱 심각하다. 옥스팜은 올해 상반기 물가 상승으로 말미암아 33시간마다 100만 명이 극빈층에 합류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물가 상승은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공급 차질과 비용 상승 부담을 상품 가격 인상으로 떠넘긴 기업들의 이윤 추구 때문이다.

그런데도 미국 연준을 위시한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상하며 금융 긴축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와 금융 불안정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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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미국 연방준비제도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와 성장 둔화

중국 2위 부동산 기업 헝다가 부도 위기에 처한 이후 올해 중국 100대 부동산 업체의 신규 주택 판매 금액은 지난해의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중국 GDP의 25퍼센트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코로나 봉쇄 여파가 겹치면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8.1퍼센트에서 올해 3퍼센트가량으로 급락할 전망이다. 중국식 국가자본주의도 경제 위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중국의 경제 침체는 중국 내부의 정치적·사회적 긴장을 키울 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세계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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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기업의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된 주택이 200만 채에 달한다 ⓒ출처 dcmaster(플리커)

우크라이나 전쟁

푸틴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했다. 동유럽을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패권 다툼 속에서 벌어진 일이다.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과 삶을 파괴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12월 27일 현재 780만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난민이 유럽을 떠돌고 있다.

본지는 이 전쟁이 침공에 맞선 국민 방위전의 성격이 있지만, 동시에 러시아를 상대로 한 서방의 대리전이라고 지적했다. 전쟁 초부터 뚜렷했던 대리전 성격은 갈수록 전쟁을 압도하게 됐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서방의 막대한 지원에 의존하면서 서방의 지원이 전쟁의 목표와 지속 시간에 결정적 영향을 주게 됐고, 핵 보유 강대국 간 충돌 가능성이 냉전 이래 가장 높아졌다.

이 전쟁으로 미국은 러시아에 에너지를 의존하던 유럽 국가들을 나토로 결집시켰다. 핀란드와 스웨덴도 나토에 추가로 가입할 것이다. 미국은 이를 발판 삼아 중국과 대결하려 한다.

한편, 이 전쟁을 계기로 많은 국가들이 군비를 증강하고 있다. 독일은 군대를 재건하겠다고 했고 일본도 재무장에 더 박차를 가했다.

전쟁과 맞물린 기존의 경제 위기와 식량 위기, 기후 위기도 더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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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25일 키이우에서 한 소녀가 무너진 아파트 앞에서 폭발로 패인 구덩이를 바라보고 있다 ⓒ출처 UNICEF

세계 곳곳의 기후 재난

새해를 앞두고 북미에서 폭설이 내려 수십 명이 사망했다. 여름에는 기록적 폭염·폭우·가뭄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고통을 줬다.

노동자 등 서민이 기후 재난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었다. 반면, 지배자들은 기후 재앙을 더욱 부채질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자 화석연료 기업들은 천문학적 수익을 거뒀다. 선진국 정부들은 기후보다 이윤·경쟁을 우선해, 핵·화력 발전을 늘리고 재생에너지는 도외시했다. 제27차 유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COP27)는 어김없이 처참한 결과만 내놓았다.

기후 재앙에서 우리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는 기후 운동을 인내심 있게 건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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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과 폭설 속에 수십명이 목숨을 잃은 미국 ⓒ출처 NWS NY

펠로시의 대만 방문과 인도·태평양 불안정 증대

8월 2일 미국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의 대만 방문은 커다란 후폭풍을 불러일으켰다. 중국 정부는 이 방문을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드는 도발이라고 여겼고, 대만을 포위하는 무력시위까지 벌였다. 이후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중국의 대만 침공시 미군을 동원해 중국을 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만 문제는 미국과 중국 간 제국주의적 갈등의 주요 쟁점이다. 이제 머지않은 미래에 대만에서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시나리오가 공공연히 얘기되는 분위기다. 이런 지정학적 긴장에 반도체 전쟁까지 더해져 미·중 갈등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불안정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 와중에 일본은 미국의 지지 속에 반격 능력(선제 공격 능력)을 갖추겠다며 대대적인 군비 증강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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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출처 Gage Skidmore(플리커)

반도체·IRA: 미·중 ‘기술 패권 경쟁’ 격화

미·중 간 제국주의적 경쟁이 심화되면서 첨단 산업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전쟁’도 격해지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설비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했을 뿐 아니라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도 자국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려 한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통과시켜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만 세액 공제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한편, IRA는 유럽·일본·한국 등 미국 동맹국들의 반발을 샀다. 미국에 전기차를 수출하는 자국 기업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유럽·일본은 IRA에 대응해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법안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격화되는 미·중 갈등과 세계적인 보호무역 강화 경향 때문에 어려운 처지에 빠지고 있다. 앞으로 한국 지배자들 내에서 해법을 두고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정치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럼에도 지배자들은 “국익”의 이름으로 기업들을 지원하고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들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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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파시스트 총리 취임

지난 10여 년간 세계 곳곳에서 파시즘이 성장해 온 가운데, 10월에 파시스트 조르자 멜로니가 이탈리아 총리가 됐다. 4월에는 프랑스에서 파시스트 마린 르펜이 대권 코앞까지 가기도 했다.

이들은 무슬림 혐오, 이민자 적대를 대중의 생활고와 연결시켰다. 자본주의 체제가 낳은 다중 위기에서 극우가 득을 볼 수도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현재까지 이들의 성장은 주로 선거적인 것이다. 하지만 파시스트들에게 선거는 자신들의 메시지를 퍼뜨리는 수단일 뿐이다. 이들은 단지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려는 게 아니라 의회 민주주의 자체를 없애려 한다.

위기가 심화될수록 대중적 파시즘 운동의 등장 가능성 역시 높아질 것이다. 이들에 맞서 진정한 대안을 제시하려면 좌파들은 신자유주의적 중도와의 동맹에 기초한 전략을 버리고, 노동계급을 동원하는 대중 투쟁에 초점을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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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총리직을 거머쥔 파시스트 조르자 멜로니 ⓒ출처 이탈리아형제당

미 연방대법원, ‘로 대 웨이드’ 판례 폐기

6월 24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중단권을 헌법상 권리로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50년 만에 폐기하는 끔찍한 결정을 내렸다. 이 판결로 임신중단을 규제할 권한은 각 주로 넘어갔고, 많은 여성이 타격을 입게 됐다. 현재 약 3400만 명의 여성이 임신중단을 크게 제한하거나 완전히 금지하는 주에 살고 있다.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임신중단 반대론자들의 공격이 더 늘었다.

하지만 이에 맞서는 운동도 계속되고 있다. 임신중단 지지 여론은 여전히 높다. 2022년에 임신중단 문제를 놓고 치러진 6개 주 선거에서 임신중단 반대론자들이 모두 패배했다. 연방대법원 판결에 대한 반감 등에 힘입어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 상원을 수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화당은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했고 임신중단을 모두 금지하려 계속 압박하고 있다. 임신중단권을 보장·확대하는 투쟁이 새해에 더 성장하기를 바란다.

👉 관련 기사: ‘미국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의 배경과 의미 — 낙태권을 둘러싼 정치 투쟁

6월 24일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에 항의하는 여성들 ⓒ출처 Brett Davis(플리커)

중국 ‘백지 시위’

11월 중순부터 시진핑 정부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가 중국 본토 전역에서 일어났다. 시진핑 3연임이 확정된 지 한 달도 안 돼 벌어진 일이다.

시위의 기폭제가 된 것은 정저우시(市) 폭스콘 공장 노동자 파업, 10명이 사망한 우루무치시 화재 등이었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중국 경기 둔화와 생계비 급등, 엉망인 의료 체계 등이 있었다. 그래서 항의 시위는 ‘제로 코로나’ 정책뿐 아니라 팍팍한 생활 수준과 고용 불안정에도 항의했고 자유와 인권도 요구했다.

이 시위로 시진핑은 한 발 물러섰고, 권위주의적 방역 조처를 소폭 완화했다. 하지만 모든 억압적 조처를 거둬들인 것은 아니다. 구금된 시위 참가자들은 아직 풀려나지 않았다.

한편, 방역이 완화되면서 중국에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대중의 삶과 안전은 뒷전인 의료 체계는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시진핑은 올해 3연임을 하기까지 각종 억압 조처들을 강화해 대중이 항의에 나서기 쉽지 않은 조건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 ‘백지 시위’는 중국 지배자들이 무소불위가 아님을 보여 줬고, 훗날의 투쟁을 위한 중요한 씨앗이 됐다.

👉 관련 기사: ‘중국 ‘백지 시위’, 시진핑을 한 발 물러서게 하다

이란 반정부 항쟁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여러 달째 계속되고 있다.

쿠르드계 이란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순찰대에 의해 구금된 후 의문사한 일이 전국적 시위를 촉발했다. 저항은 순식간에 여성 차별뿐 아니라 권위주의 국가에 맞선 항쟁으로 발전했다.

그 배경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다. 서방의 제재와 이란 권력층의 신자유주의 정책들이 대중의 생활고를 부채질했고, 이란인들은 여기에도 항의하고 있다.

이런 민주주의적 과제들을 위한 투쟁은 노동계급의 대중 파업과 연결돼야 한다. 일부 노동자들은 이미 투쟁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런 투쟁들이 진정한 의미의 대중 파업으로 발전할 때, 현 이란 체제를 극복한 대안을 실현할 수 있다.

👉 관련 기사: ‘이란인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가 말하는 이란 항쟁

도덕 경찰에 의해 사망한 마흐사 아미니의 고향으로 모여든 시위대

생계비 위기와 그에 맞선 세계 곳곳의 저항들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세계 도처에서 생계비 위기가 심각해졌다. 이를 배경으로 스리랑카와 카자흐스탄 등지에서는 거대한 항쟁이 일어났다.

개발도상국·빈국만이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저항이 일었다. 영국에서는 철도노조가 30년만에 전국적 파업에 나서는 등 여러 부문에서 파업이 이어졌고, 프랑스에서도 생계비 위기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런 저항들은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예컨대 대규모 항쟁으로 대통령이 축출된 스리랑카에서는 이제 새 대통령이 탄압을 강화하고 긴축을 밀어붙이고 있다. 저항을 더 전진시키고 변화를 쟁취할 전략의 문제가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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