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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이전투구를 벌이는 수구적 도긴개긴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진행되는 모습이 가관이다.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천하람이 당대표 예비 경선을 통과해 경쟁 중이다.

윤석열은 노골적으로 김기현을 밀며 나경원 등이 출마도 못 하게 주저앉혔다. 나머지 후보들은 자신이 ‘윤심’이네, 대통령의 선거 개입이네 하며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이력이나 강조점을 보면,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 등 서민 대중에게 떠넘기는 데서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진흙탕 싸움에도, 평범한 사람들의 조건을 악화시키는 윤석열의 공격은 한목소리로 지지한다. 왼쪽부터 황교안, 안철수, 천하람, 김기현 ⓒ출처 국민의힘

김기현은 “[당]대표는 대통령과 운명 공동체”라며 자신이 ‘윤심’ 후보임을 강조한다. 이번 당대표 선거는 국민의힘 당원 투표로만 선출하게 돼 있어, 이 점을 부각하는 게 유리하다고 보는 듯하다.

그러나 윤심 후보라는 게 경선에서 득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 당의 반동성을 보여 준다.

김기현은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 완수”로 윤석열을 뒷받침하겠다고 공약했다. 윤석열은 임금 억제, 노동시간 유연화, 비정규직 확대, 쟁의권 후퇴 등의 노동개악, 더 내고 덜 받는 연금 개악, 수익성과 경쟁 논리를 강화하는 교육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

또 김기현은 “핵무장을 통한 [북한과의] 힘의 균형이 필요”하다며 한반도를 더 위험하게 만들 정책도 지지했다.

김기현은 TV 토론에서 황당하게도 기업주 출신 수천억대 자산가 안철수에게 색깔론 공세를 폈다. 과거에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냐”고 말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벌이는 국가보안법 탄압을 충실히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안철수의 대응은 ‘그런 말 한 적 없다’였다. 경쟁 후보 황교안과 대통령실이 과거 안철수가 고(故) 신영복 교수 장례식에 참석해 “시대의 위대한 지식인”이라고 추모 글을 남긴 것을 문제 삼자 “신영복에 대해 잘 모를 때 했던 얘기”라고 답했다. 안철수라고 다르지 않은 것이다.

표 받으려고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며 모호한 말로 간이나 보던 자가 민주당을 거쳐 국민의힘에 입당해서는 우파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게 우습다.

3대 개악

안철수 역시 “3대 개혁(노동, 연금, 교육)을 위한 특위 신설”을 공약하며, 윤석열의 개악 추진에 이견이 없음을 밝혔다. 북한 핵에 대응해 한국형 핵 공유가 필요하다며 호전적인 대북 정책도 주장했다.

황교안은 골수 우익이다. 황교안은 전두환 독재 정권하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30년 가까이 대표적인 ‘공안통’, ‘미스터 국가보안법’으로 불렸다. 단병호 민주노총 전 위원장과 공무원노조 초대 위원장을 구속했고 삼성 엑스파일 수사를 방해했고, 도리어 엑스파일을 폭로한 고(故) 노회찬 의원을 기소했다.

또 박근혜 정부 법무부장관으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 무력화, 통합진보당 해산,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 구속을 진두지휘했고, 유우성 씨에 대한 간첩 조작을 두둔하고 세월호 참사 특조위 활동을 강제 종료시켰다. 박근혜 탄핵 후 대통령 권한대행이 돼서는 박근혜 특검도 중단시켰다.

이번 경선에서도 민주노총과 전교조 해체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반도 긴장을 높일 핵 공유와 한미 동맹 강화도 주장한다. 황교안은 “경험과 경륜”을 내세우는데, 그의 경력에는 공안 탄압 경험과 특권층 옹호의 경륜으로 가득하다.

‘이준석의 아바타’ 천하람은 ‘윤핵관’ 저격수, 개혁 보수를 자처하며 “대통령의 의견과 국민 의견이 첨예하게 부딪힐 때 정당은 국민 의견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천하람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과 노란봉투법에 반대한다. 2023년도 예산안에서 부자 감세를 옹호했다. (이준석이 공약 수립에 일조한) 여성가족부 폐지를 찬성했다. (이준석이 그랬던 것처럼) 교묘한 말로 치장하지만 한꺼풀 벗겨 보면 윤석열의 핵심 정책들을 대체로 공유한다.

의혹

한편, 황교안이 김기현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김기현이 울산 남구을 국회의원으로서 KTX 울산역 연결 도로 노선이 김기현 소유 땅을 지나도록 계획이 변경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아직은 의혹 단계이지만, 검찰이 이재명을 수사하는 잣대를 똑같이 들이댄다면 김기현도 수사 대상이 되는 게 당연할 것이다.

그들 간의 역겨운 진흙탕 싸움이 계속되겠지만, 누가 당대표가 되든 대중의 삶을 공격하는 데서는 윤석열과 ‘원 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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