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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결돼야 마땅한 이재명 체포동의안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윤석열의 재가를 받아 국회로 넘어왔다. 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부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민주당은 부결을 장담하지만 당론으로 정하지 못했다. 체포동의안 부결이 부패 비리 ‘방탄’으로 비쳐 총선에 불리할지도 모른다는 계산 때문이다.

윤석열 퇴진 집회 참가자들이 이재명 구속영장은 윤석열의 검찰권 남용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뜻이라며 분노한 것과는 대조된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과 대표직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체포동의안 부결이 부패 정치인을 감싸주는 특권 행사라고 역겹게 떠들어댄다.

이재명 구속영장은 윤석열이 검찰권을 남용해 야당 지도자에게 재갈을 물리고 변화 염원 대중의 사기를 떨어뜨리려는 의도에서 비롯했다 ⓒ출처 더불어민주당

그런데 정의당도 그런 논리를 펴고 있다. 정의당은 체포동의안 반대가 국회의원 특권 지키기이며, 그런 특권에 반대하고 ‘평등’을 지지하는 것이 정의당의 오랜 당론이기 때문에 이재명 체포동의안에 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전에 정의당은 내란선동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던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바 있는데, 이것은 특권 반대 행위인가 아니면 민주적 권리를 일관되게 방어하지 못한 소치인가?

추상적으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거론할 일이 아니다. 사안의 실체·성격·맥락을 구체적으로 봐야 한다.

이번에도 진정한 쟁점은 특권 행사 여부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이재명 구속영장에 법적 정당성이 있느냐는 점이다.

검찰은 지난해부터 대장동 개발 특혜는 이재명이 처음부터 김만배·남욱 등과 공모한 것이며, 그 대가로 받은 수백억 원이 대선 자금에 쓰였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면서 민주당 중앙당사를 전격 압수수색하고 이재명의 최측근 두 명을 구속했다.

그런데 막상 이재명 구속영장에는 그에 관한 확실한 증거가 하나도 없다. 혐의도 대장동 관련한 뇌물이나 불법 정치자금 수수가 아니라, 재판부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 있는 배임죄다.

심지어 검찰의 이번 영장과 이전 대장동 일당 기소 내용이 모순된다는 지적도 있다.

검찰이 이런 영장 내용으로는 조사는 할 수 있다 해도 함부로 구속할 명분이나 정당성은 없다.

심지어 이재명의 다른 혐의 수사도 헤아리기 쉽지 않을 만큼 압수수색을 남발하지만(심지어 이재명 측 증인들을 증언 전에 압수수색했다), 확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이재명 구속영장의 내용을 살펴보면, 윤석열이 검찰권을 남용해 야당 지도자에게 재갈을 물리고 변화 염원 대중의 사기를 떨어뜨리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현재의 구체적 맥락 속에서 정의당은 ‘법치 확립’과 ‘부패 척결’이라는 윤석열의 위장용 캐치프레이즈를 지지해 주고 검찰권 남용에 눈감아 주는 셈이다.

국회의원을 6명이나 보유한 진보 정당이 이렇게 분별력이 없다는 사실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이재명이 구속되면 법·질서를 내세운 윤석열의 정치적 통제는 더 확장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