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개정·증보
전교조 서울지부의 핵 오염수 반대 서명 정당하다

윤석열 정부가 6월 18일(일) 전교조 서울지부를 수사 의뢰하겠다고 했다.

서울 지역 교사들에게 ‘일본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범국민 서명운동’ 링크를 보냈다는 게 이유다. 이 서명운동은 수백 개 단체가 함께하는 ‘일본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이 받고 있는 서명으로 6월 21일 오전 10시 현재 15만 6000여 명이 참여했다.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법과 고발로 막으려는 자들이 반민주 세력이다” ⓒ출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육부는 교사들이 일상적인 업무 연락과 노동조합 활동 등을 홍보하는 데 활용해 온 K-에듀파인 업무메일을 이용해 서명 링크를 보낸 것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며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노동조합의 정치 활동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며 “시정을 요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서명 참여도 정치적 중립 의무와 집단행동을 금지한 공무원법 위반이라고 지목했다.

그러나 해당 시스템은 교사들이 내부 메신저처럼 활용해 온 것으로 행사 협조, 자율연수 홍보, 노사 교섭 사항 안내 등이 이뤄져 왔다. 서울시교육청 교직원들이 이런 목적으로 이용할 때에도 별도의 개인정보 이용 동의 절차가 없다.

무엇보다 한반도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직접 영향을 받는 문제에 관해 서명을 받고자 한 활동을 두고 불법 운운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고 재갈을 물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당 연락에는 수신 거부 절차 등에 관한 안내도 포함됐다.

노동조합이 서명을 받고 노동자들이 서명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불법’ 운운하는 것은 해당 법률이 얼마나 황당할 정도로 억압적인지 보여 줄 뿐이다. 정작 권력자들과 최고위 공직자들은 자유롭게 누리는 정치적 기본권이 하위 교사와 공무원들에게는 금지돼 있는 것이다.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 활동을 금지하는 악법은 폐지돼야 한다.

정부는 정작 필요한 개인정보 보호는 하지도 못하면서 노동자들의 정치 활동과 표현의 자유는 억누르려 한다.

윤석열 정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민감한 의료정보 유출의 위험이 있다. 이전에도 통신사와 카드사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있었지만 정부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을 뿐이고,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수신 거부 절차까지 안내한 서명 링크를 두고 개인정보 운운하는 꼴은 정부가 개인정보보호법을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사용하려 함을 보여 준다.

윤석열 정부는 가뜩이나 커지는 일본 핵오염수 방류 반대 여론에 교사들의 목소리가 영향을 끼칠까 봐 입막음에 나선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말로는 ‘과학’ 운운하면서도 과학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비판적 문제 제기 자체를 차단하고자 한다. 진실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전교조와 노동·교육·시민·사회 단체들은 6월 20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를 규탄했다.

이 자리에서 김성보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정부의 입막음 시도에 맞서 당당히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역사는 전교조에 불법 딱지를 붙이던 자들이야 말로 불법적인 정치꾼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권력의 하수인 역할을 거부하던 전교조 결성 시기가 그랬고, ‘미친 소, 미친 교육’을 반대하던 때가 그랬고, 친일·독재 미화 국정 역사 교과서를 반대하던 때가 그랬으며, 평형수를 빼내고 해군기지 철근을 과적하며 생때같은 학생들 250명이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때가 그랬습니다. 그때마다 정권은 우리 선생님들에게 ‘입 다물고 가만히 있으라! 선생님들이 의견을 내면 불법이다’ 하고 협박했습니다.

“상식적으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는 방사능 물질의 종류도 많고 방사능 수치도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삼중수소뿐 아니라 세슘이니 스트론튬이니 하는 방사능 물질이 나오는데, 얼마나 더 많은 방사능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일본 정부는 자기네가 개발한 정화 장치인 알프스에 고장이 있었다는 것이나 흡착지를 제때 교체하지 않았다거나 하는 사실도 뒤늦게 공개해서 의혹을 키웠습니다.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하는 서명이 불법이라고 한다면, 그 법이 위헌입니다. 특정 정당이 시민들의 목소리를 법과 고발로 막으려고 한다면, 그들이 반민주 세력입니다.”

전교조는 ‘학생들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교육주체 공동선언문’ 온라인 서명운동을 6월 20일 오후 3시부터 7월 4일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서명운동에는 교사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까지 참여할 수 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온라인 통신문을 발송하고 학생 대상 계기수업[사회적 이슈나 사건을 가르치는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교조 서울지부의 활동은 완전히 정당하다.

윤석열 정부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반대 목소리 탄압은 중단돼야 한다.

이 기사는 발행 뒤인 6월 23일에 일부 내용이 추가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