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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오염수 방류, 일본에서도 지지받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그들을 대변하는 연구자들이 TV·신문 등 언론을 통해 핵 오염수가 인체나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연일 대대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문제는 일본 내에서도 찬반이 갈린다.

핵 오염수 방류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저항할 방법을 찾지 못해 침묵하는 사람도 많다.

후쿠시마현의 어업인들은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이들은 생계를 위해 일본 정부의 공식 기준보다 절반이나 낮은 수치를 출하 기준치로 정하고 방사능 물질에 대한 모니터링과 시험조업을 해 왔다.

그런데 정부가 방류를 강행하는 상황에서 그 안전성을 문제 삼으면 또다시 심각한 생계 문제에 직면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명백히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사람보다 이윤을 우선해 일어난 사고였다.

그럼에도 후쿠시마를 비롯한 인근 피해 지역 주민들은 충분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사고 이후 12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생계와 핵 오염수 방출 문제 사이에서 고통받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생계를 위해 타협안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주민들의 처지를 악용하고 있다.

2015년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시민들에게 ‘관계자(국가, 도쿄전력,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연합회)가 이해하지 않으면 어떠한 처분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제 그 약속을 파기하려 한다.

어업연합회를 비롯한 시민들이 핵 오염수 방류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데도 도쿄전력은 이미 핵 오염수를 방류하기 위한 육상 시설, 해저 터널, 해저방출구 설치 공사를 추진했으며 6월 말까지 마무리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5월 16일 도쿄 시내 긴자 거리를 행진하는 시위대 “오염수를 바다로 흘리지 마라!” ⓒ출처 uneriunera

‘안전’한 기준치?

체르노빌을 제외하면 인류 역사상 후쿠시마만큼 많은 방사능 물질이 방출된 핵발전소 사고는 없었다. 어떤 경로로 어떤 세대, 어떤 시기에 건강 피해가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방사능 물질 방출량과 방출 핵종, 환경적 요인, 생활 습관, 문화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영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본 정부 등이 주장하는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는다고 해서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 방류 준비를 하면서도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도 처리할 수 없는 삼중수소나 탄소14를 비롯한 방사능 물질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못 하고 있다. 사고 직후 후쿠시마에서 늘어난 갑상선암 등 건강 피해에 대해서도 그 인과관계를 제대로 규명해 내지 못했다.

이러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거짓되고 무책임한 태도에 많은 일본 시민들이 깊은 분노를 느끼고 있다.

그리고 어업인을 비롯한 후쿠시마 주민들, 일본 전역의 시민들이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조금씩 행동에 나서고 있다.

그들의 용기 있는 목소리에 지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