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발 중국경제 위기 — 중국판 리먼 사태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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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발 중국 경제 위기가 세계경제를 침몰시킬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매출 1위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
중국 GDP의 25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부문은 중국 경제의 부침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에서 촉발된 세계경제 위기에 대응해 중국은 GDP
2020년 8월 시진핑 정부는 부동산 기업들에게 세 가지 레드라인
중국 지방정부들은 부동산 개발에 토지를 대여해 주고 세수의 절반 이상을 확보해 왔다. 부동산 개발업체는 은행 융자를 받지 못하자 민간 신탁회사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집값이 고공행진을 할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경기 부진과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집값이 하락하자 문제가 터져 나왔다.
시진핑 정부의 부동산 규제는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2021년 말 중국 2위의 부동산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이 파산하며 시작된 도미노 파산 위기가 최근에는 민간 금융기관으로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에 큰돈을 투자했던 중국 최대의 민간 신탁회사인 중룽
중룽신탁이 소속된 중즈그룹
중국의 금융은 5대 국유은행이 장악한 은행 부문과 주로 민간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비은행 부문으로 나뉘는데, 올해 6월 말 현재 총대출 잔액은 은행 부문이 230조 위안
비구이위안의 부도 위기와 중룽신탁의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하자, 8월 15일 중국 인민은행
디플레의 공포와 사회 불안
부동산 기업과 금융 기업들의 위기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디플레이션을 더한층 심화시킬 것이다.
8월 15일 중국공산당 국무원 산하 정보판공실의 발표는 이미 중국 실물경제 침체가 심각하다는 것을 드러냈다.
올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0.3퍼센트 하락하는 등 소매판매, 산업생산이 모두 둔화했다. 올해 1~7월 고정자산투자는 작년 동기 대비 3.4퍼센트 증가해 예상치를 밑돌았다. 그중 부동산 개발 투자는 지난해 동기보다 8.5퍼세트나 감소했다
중국의 7월 수출입도 전년 동기보다 하락했다. 수출은 9.2퍼센트 하락해 수입 하락폭
중국의 물가 하락이 전 세계 인플레 억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는 것은 상황을 잘 모르고 하는 말이다. 중국의 디플레이션은 생산재 수요의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심각한 세계경제 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
중국 경제는 고속 성장은 고사하고 5~6퍼센트대의 중속 성장조차 힘들 전망이다. 세계 주요 금융기관들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4퍼센트대 중후반으로 낮추고 있다. 지난해 중국 경제는 제로코로나 봉쇄 조처로 3퍼센트에 그쳤다. 게다가 “JP모건이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올해보다 더 낮은 4.2퍼센트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중국이 마오쩌둥 시대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5퍼센트 미만 성장률을 기록하게 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이처럼 위기는 쉽사리 끝나지 않을 듯한데, 아직은 위기 대처를 두고 중국 지배계급 내 갈등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7월 25일 이강
판궁성
시진핑 정부는 부동산 거품이 큰 파장 없이 사그라들고 이로 인한 악영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는 ‘질서 있는 파산’을 바랄 것이다. 하지만 사태는 예측보다 더 심각하게 흐를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지배 관료 내의 갈등과 충돌도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시진핑 정부에 대한 대중적 불만은 이미 만연해 있다. 지난해 11월 제로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백지시위가 주요 도시에서 벌어져 시진핑 정부를 한 발 물러서게 만들었다. 연금이 축소되자 백발의 퇴직자들이 거리로 나와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서 신규 일자리가 대폭 줄어들자 공식 통계로도 청년
그러자 중국 정부는 실업률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청년들의 불만에 초점을 제공함으로써 탕핑
경제 위기 심화시키는 제국주의 경쟁
미국과의 경쟁은 중국 경제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다.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기술과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자 중국도 반간첩법
이런 조치는 외국 자본의 중국 투자를 망설이게 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중국에 들어오는 외국인직접투자
부동산발 경제 위기는 중국 경제 성장이 침체된 세계경제를 부양할 것이라는 기대가 물 건너갔음을 보여 준다. 이제 중국은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발작 같은 위기와 함께 경기 둔화로 인한 저성장이 새로운 정상 상태
중국 경제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든, 중국과 세계경제의 밀접한 연관으로 보든 중국발 경제 위기가 세계경제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중국을 세계경제로부터 분리시킨다는 디커플링
중국발 경제 위기는 미중간 제국주의 경쟁을 더욱 첨예하게 만들 것이고, 이는 동북아와 세계 전체를 정치적·경제적·군사적으로 더 불안정하고 위태롭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