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매체 〈메르쿠어〉, “한국 정부, 우크라이나에 포탄 150만 발 우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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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포탄 150만 발을 우회 제공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월 21일 독일 매체 〈메르쿠어〉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150만 발의 포탄을 우회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요한 구실을 했다.”
윤석열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우회 지원한다는 점은 여러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지난해 말 〈워싱턴 포스트〉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포탄의 양이 유럽 전체보다 많다고 보도했다.
한국이 제공한 포탄의 양은 상당할 거라고 짐작됐지만, 그 양이 구체적으로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르쿠어〉의 해당 기사는 한국이 미국과 폴란드에 포탄을 제공해 “두 나라가 자기들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에만 150만 발의 포탄을 제공했다.
현재 러시아는 하루 1만 발 넘게 포탄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 사용량은 하루 2000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아우디이우카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밀려 철수한 것도 포탄 부족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포탄과 무기를 충분하게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오는 3월까지 우크라이나에 100만 발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할 상황이다. “서방의 창고가 비어 있다. 주요 전쟁에 필요한 수준의 포탄을 생산하려면 올해 말이나 돼야 한다.”
또, 미국 상원에서 얼마 전에 600억 달러어치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가 통과했지만, 하원에서 공화당의 반대로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가장 중요한 [포탄] 공급자 중 하나”였던 것이다. 150만 발이면 우크라이나군이 요구하는 하루 6000발 기준으로 25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메르쿠어〉의 기사가 인용한 유럽의회 소속 한 군사 전문가는 이렇게 결론내렸다. “한국이 없었다면, 우크라이나의 지난여름 대반격은 이뤄질 수 없었을 것이다.”
이 기사는 북한도 러시아에 포탄 등을 제공해 러시아의 전쟁 수행을 도왔다고 지적한다. 분단 상황에서 평시에 포탄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남한과 북한의 몸값이 올라간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 기회를 한국 자본주의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이익을 얻을 기회로 삼으려 한다.
그러나 그것은 전쟁을 연장하고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희생시킨 대가일 것이다.
미국과 그 동맹들이 우크라이나를 앞세워 러시아와의 대리전을 치르면서, 평범한 우크라이나인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총알받이로 내몰려 죽거나 다쳤다.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비극에 크게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끔찍한 일이다.
한국의 무기 지원은 러시아의 반발을 사며 한반도의 긴장도 고조시키고 있다.
한편, 윤석열은 원래 2월 18일 독일 순방에 나설 계획이었다. 그런데 순방을 코앞에 두고 돌연 취소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됐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윤석열은 독일에서 고급 연회인 ‘마티에 말짜이트’에 참석할 예정이었는데(〈서울의 소리〉 보도), 이 연회는 독일 정·재계 거물들이 모이는 반(反)러시아 성토의 장으로 유명하다.
윤석열이 예정대로 독일을 순방했다면 이 연회에서 윤석열 정부가 미국 등 서방을 편들며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대량 지원하고 있음이 거론됐을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이 연회에는 나토 참모총장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사무총장이 주빈으로 참석한 바 있고, 올해는 역시 미국의 주요 동맹들인 독일 총리 올라프 숄츠와 에스토니아의 총리 카야 칼라스가 주빈으로 초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