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투병 파병 기정사실화하며 서방 제국주의 지원하는 윤석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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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우크라이나 정부의 북한 전투병 러시아 파병설 띄우기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는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이 전투 지역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국 윤석열 정부도 북한 전투병 파병을 기정사실화하며 10월 22일에는,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북한의 전투병 파병설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다.
예를 들어, 미국 정부와 나토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10월 23일에야 공식 확인했다. 10월 9일 국방장관 김용현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지상군을 파병했다고 말한 후에도 이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아 온 미국 정부가 최초로 북한군 파병을 사실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 국방장관 오스틴은 러시아에 있는 북한 병력 규모와 파병 목적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고,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만 말했다. 여전히 전투병이 파병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힌 것이다.
미국과 나토가 뒤늦게 파병 증거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것은 러시아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선언문 채택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와 다른 브릭스 참가국들을 분열시키기 위해서 그랬다는 것이다.
10월 24일에는 러시아 대통령 푸틴도 북한군 파병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투병 파병을 확인해 준 것도 아니다.
푸틴은 러시아 하원이 ‘북·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비준한 일을 두고서도 “우리가 무엇을 할지는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주류 언론들은 이 말을 근거로 북한이 북·러 조약에 따라 전투병을 파병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전쟁’이 아닌 ‘특수군사작전’이라 규정하고 있다.(북·러 조약에는 한쪽이 ‘전쟁 상태’에 처할 때 ‘군사 원조’를 한다고 돼 있다.)
한국 정부가 내놓고 있는 전투병 파병설도 모순된다. 애초에 한국 정부는 파병된 북한군이 특수작전군 예하 정예부대인 ‘폭풍군단’이라고 밝혔다. 이 부대는 후방에 침투해 교란작전을 펼치는 게 주임무라고 한다. 그러나 “러시아어도 못 하는 병사들이 후방에 침투해서 무슨 역할을 하겠느냐”는 반론이 나왔다. 그러자 최근에는 파병된 북한군이 징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청년들로 추정된다는 소식이 나왔다. 후방에 침투될 정예병이라고 했다가, ‘총알받이’로 쓰일 갓 징집된 어린 병사들이라고 말이 바뀐 것이다.
이처럼 상충되는 소식들은 러시아에 북한군이 설사 파견됐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전투에 참가할 전투병인지 의문이 들게 한다.
오히려 상당수 러시아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북한의 노동자 파견, 공병·군사기술단 파견 가능성이 높지, 대규모 전투병 참전은 확인할 수 없는 추측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위기감
이처럼 한국과 우크라이나 정부가 확인되지도 않은 북한 전투병 파병설을 기정사실화하는 까닭은 뭘까?
지금 우크라이나는 병력과 전쟁 물자 부족으로 전선 곳곳에서 수세에 처해 있다. 그런 데다 미국이나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지 불투명한 상태다. 미국 대선에서 ‘즉각적인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공언한 트럼프가 당선될 확률이 높아지면서 우크라이나는 훨씬 더 불리한 처지에서 러시아와 협상을 해야 할 처지가 됐다. 그래서 북한 전투병 파병설을 띄워서 서방 정부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약속 받으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와 일부 우파들은 북·러 사이에 군사·경제 교류가 확대되는 것에 위기감을 갖고 있는 듯하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최신 군사 기술을 이전 받아, 핵무기를 더욱 발전시키고 재래식 무기들을 대거 개선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이를 막으려면 러시아를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 지배계급 전체가 이런 생각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조선일보〉의 대표 칼럼니스트인 김대중은 “지금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충돌하거나 척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안보가 아니다”며, 공격용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해 “나토 대(對) 러시아” 전쟁에서 꼭두각시가 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점들을 보면,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지지 세력을 결집시켜 정권의 위기를 넘기려고 북한 전투병 파병설을 띄우는 게 큰 듯하다.
실제, 군 장성 출신 국민의힘 의원 한기호가 “우크라이나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해 대북 심리전으로 활용하자”는 문자 메시지를 대통령실 안보실장 신원식에게 보낸 게 드러나기도 했다.
이미 윤석열 정부는 우회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포탄을 지원해, 전쟁을 연장하고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희생시키는 데 일조했다. 미국과 그 동맹들이 우크라이나를 앞세워 러시아와의 대리전을 치르면서, 평범한 우크라이나인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전투에 내몰려 죽거나 다쳤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북한 전투병 파병설을 기정사실화하고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 지원을 검토하며 제국주의간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격화시킬 뿐 아니라 한반도에서도 전쟁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천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