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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연대 활동가 3인에 대한 검찰 송치 규탄한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 소환 조사를 받았던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팔연사) 활동가 3인(최영준·김지윤·박이랑)이 검찰 송치됐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18일 이스라엘의 알아흘리 병원 폭격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친 것을 미신고 집회를 한 것이라고 문제 삼았다. 마치 총선이 끝나길 기다린 듯, 기자회견이 열린 지 반년이나 지난 올해 4월에 3인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지난 7월 4일 오후 서울 종로 경찰서 앞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가 3인에 대한 경찰 출석 요구 규탄 기자회견 ⓒ조승진

김지윤 활동가는 “그날 기자회견은 이스라엘의 야만과 만행을 널리 알리고 전쟁 범죄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규탄하는 자리였고, 정당한 행위였다”며,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어디에서는 허용되고 대사관 앞에서는 안 된다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신고 의무가 없는 기자회견을 미신고 집회라고 트집 잡아 수사하는 것은 경찰·검찰이 마음에 안 드는 기자회견에 시비를 걸 때 흔히 쓰는 수법이다.

정부는 집시법의 독소 조항을 이용해 자의적 잣대로 운동 단속 무기로 이용해 왔다. 법원도 구호 제창 등을 이유로 기자회견을 미신고 집회로 처벌하며 경찰에 힘을 실어 준 바 있다.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구호 제창과 팻말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꼭 필요한 수단이다. 이를 문제삼는 것은 언론·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다.

11월 10일, 친기업 우파 언론 〈매일경제〉는 서울 도심에서 노동조합과 좌파 단체가 주최하는 집회들이 너무 많다고 불평하는 기사를 냈다. “민주노총·촛불행동·노동자연대” 등 “노동계 일부 단체가 ‘집회의 자유’ 권한을 과도하게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기사가 나간 뒤 이틀 후 팔연사 활동가 3인이 검찰에 송치됐다.

팔레스타인 연대

최영준 활동가는 “이번 검찰 송치는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대한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팔연사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확대하기 위해 더 많은 연대를 구축하려 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견제이자 공격의 신호라고 봅니다.”

미국의 제국주의 패권에 협력하는 동시에 대(對) 이스라엘 협력 강화를 도모하는 윤석열 정부는, 1년 넘게 매주 주말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며 서울 도심을 기세 있게 행진하는 팔연사 집회를 못마땅해 하며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4월 말 국정원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안보 위협 요소’로 보고 있음을 밝힌 ‘테러’ 분석 보고서를 발행했다.

8월에는 한국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앞장서 온 이집트인 난민 10여 명에게 무더기로 난민이 아니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팔연사 운동은 위축되기는커녕 점점 성장해 왔다.

8월 15일 집중 행동의 날에는 1000명이 모였다. 10월 6일 서울에서 열린 가자 전쟁 1년 국제 행동의 날 집회에는 2000명이 모여 “가자지구 전쟁 이후 1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가장 큰 반전 집회”(〈시사인〉 보도)를 열었다. 트럼프 재선 이후 첫 집회로 열린 11월 10일 집중 행동의 날에는 1500명이 모였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는 팔연사 활동가 3인을 탄압해 유례없이 성장하고 있는 팔연사 운동의 섟을 죽이려는 것이다.

한편, 이번 공격은 위기에 빠진 윤석열 정부가 진보·좌파 운동을 위축시키려는 시도의 일환이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는 반미 자주파 활동가들을 향한 국가보안법 탄압을 잇달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노총 전직 간부들에게 징역 15년 등 중형을 선고했다. 2년 넘게 거리에서 반윤석열 투쟁을 건설해 온 촛불행동도 공격하고 있다.

운동을 위축시키려는 정부의 공격에 맞설 가장 좋은 방법은 연대를 넓히고 키우는 것이다.

“검찰 송치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위축시킬 심산이라면 윤석열 정부는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았습니다. 우리는 더욱 굳건하게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지지하며 연대를 건설해 나갈 것입니다.”(박이랑)

“정부의 공격에 굴하지 않을 겁니다. 함께 연대해 주십시오.”(최영준)

“우리는 학살이 계속될수록 저항과 연대도 계속된다는 걸 경험해 왔습니다. 팔연사 집회에 더 많이 모여 주십시오.”(김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