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윤석열 탄핵 운동 팔레스타인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갈취 계획

도널드 트럼프가 우크라이나를 갈취하고 그곳을 미국 제국주의의 전초기지로 만들려 한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5000억 달러 “상환”과 그곳의 자원과 기반 시설에 대한 통제권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입수한 기밀 문서에는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작 투자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그러면 미국은 “광물, 석유·천연가스, 항만, 기타 기반 시설” 등의 “자원과 연관된 경제적 가치”에 지분을 갖게 된다.

그 문서에 따르면 “합의는 국제 사법(私法)의 원칙과 상관없이 뉴욕주의 법이 적용돼야 한다.” 또, 자원 채굴 수익의 50퍼센트와 “제3자에게 부여되는 모든 신규 채굴권”의 경제적 가치의 50퍼센트를 미국이 차지한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가 전쟁 관련 부채를 모두 상환할 때까지 미국이 수익을 동결할 수 있게 하는 조항도 있다. 협상 과정을 잘 아는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소식통은 이렇게 말했다. “그 조항의 의미는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전에 상환부터 하라’는 것이다.” 그 조항은 “향후 부여될 일체의 채굴권과 관련해, 미국은 수출 가능 광물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는다”고 돼 있다.

파괴와 죽음으로 고통받은 우크라이나인들을 갈취하겠다는 트럼프 ⓒ출처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럼프의 갈취 계획은 어떤 일탈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 제국주의를 상대로 한 미국 제국주의의 대리전임을 충격적으로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이 전쟁의 지지자들은 서방의 구실을 문제 삼는 모든 사람들을 러시아 제국주의 “옹호자”라고 비방해 왔다.

이는 두 가지 주장에 기초하고 있다. 하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에 맞선 ‘국민 방위전’이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대리전이라는 규정이 우크라이나인들의 ‘주체성’을 부인한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1990년대 이래로 우크라이나 등 인접국을 지배하려고 노력해 왔다. 러시아는 2014년에 크림반도를 병합했고,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루한스크에서 극우 갱단의 분리주의 반란을 지원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우크라이나인들은 침공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려 싸웠다.

그러나 이는 전체 그림의 일부일 뿐이다. 우크라이나는 동부 유럽과 중앙아시아를 가로지르는 제국주의 갈등 지대의 한복판에 있다. 그리고 서방과 러시아는 그 갈등 지대에 대한 영향력을 두고 경쟁해 왔다.

미국은 전쟁 동맹 나토를 동유럽으로 확장했으며, 2008년 우크라이나에 나토 가입을 제안했다. 중동 전쟁과 함께 이는 미국의 지배력을 각인시키려는 시도의 일환이었다.

전쟁의 성격

이런 상황에 대한 좌파의 접근법은 어때야 할까?

사회주의자들이 제국주의 전쟁과 민족 자결권의 관계라는 문제와 씨름해야 했던 것은 우크라이나가 처음이 아니다. 1914년 7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세르비아를 침공했을 때 세르비아 사회주의자들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그 전에도 오랫동안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이웃 약소국 세르비아와 발칸 지역을 지배하려고 애써 왔다. 그러나 그 침공은 그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세르비아 정복 전쟁이 아니었다. 그 전쟁은 유럽 열강 간의 제1차세계대전을 촉발했다.

당시 세르비아사회민주당의 지도적 당원이었던 두산 포포비치는 이렇게 썼다. “세르비아 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충돌이라는 면에서 보면, 분명 우리 나라가 방어적 위치에 있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세르비아가 독립국이 되기 오래 전부터 세르비아 정복 정책을 펴 왔다.

“만약 사회민주주의자[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이 전쟁에 찬성 투표하는 것이 정당할 사례를 찾는다면 세르비아가 바로 그런 사례에 속할 터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포포비치는 세르비아의 전쟁을 지지하지 않았다. 포포비치는 이렇게 설명했다. “결정적인 사실은 세르비아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전쟁이 전체의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그 전쟁은 “유럽 전체의 전쟁의 서막일 뿐”이고 “명백히 제국주의적 성격이 두드러졌다.”

제국주의 간 전쟁에서 사회주의자들은 “자국” 정부를 포함해 어느 쪽 강대국도 편들어서는 안 된다.

세르비아 상황과 우크라이나 상황은 똑같지 않다. 하지만 핵심 질문은 같다. “이 전쟁의 지배적 성격은 무엇인가?”

우크라이나에서는 미국과 러시아의 제국주의 경쟁이 국민 방위전 성격을 완전히 압도했다.

또한 이 전쟁의 지지자들은 이 충돌의 대리전 성격을 부인하면서 그것이 우크라이나인들의 주체성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서방에 종속시켰다. 젤렌스키는 전후 우크라이나가 “거대한 이스라엘”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는 미국 제국주의의 전초기지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

1914년에 포포비치는 세르비아 국가도 주체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포포비치는 세르비아가 “러시아의 외교 정책과 파리의 증권거래소에 자신을 예속시키는 정책을 폈다”고 지적했다.

포포비치는 이렇게 경고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외교 정책과 파리 증권거래소가 중시한 것은 러시아 차르의 지배와 프랑스 금융 자본가들의 이해관계뿐이다.”

오늘날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국가를 미국에 종속시켰고, 그 결과는 재앙이었다.

젤렌스키는 자신의 목줄을 쥔 미국을 끌어당기고 더 많은 서방 무기를 요구했지만, 전쟁의 완급을 조절한 것은 미국이었다.

미국 전 대통령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미국의 힘을 세계에 각인시킬 기회로 여겼다. 그러나 전쟁은 어느 쪽도 이기지 못하는 유혈낭자한 교착 상태에 빠졌고, 트럼프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인 중국과의 대결에 집중하고 싶어 한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죽음으로 대가를 치렀건만, 이제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인들이 금전적으로도 대가를 치르기를 바란다.

반전 운동이 “러시아군 철수, 나토 반대”를 외친 것은 옳았다.

주제
이메일 구독, 앱과 알림 설치
‘아침에 읽는 〈노동자 연대〉’
매일 아침 7시 30분에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빠짐없이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