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 부분 휴전 합의:
제국주의 “강도들”의 우크라이나 영토 분할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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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일(이하 현지 시각) 트럼프와 푸틴은 에너지 기반 시설을 대상으로 한 30일간 공격 중단에 합의했다. 젤렌스키도 부분 휴전에 동의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희귀 광물 자원뿐 아니라 핵발전소를 포함한 전력 인프라도 소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군사 및 정보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푸틴은 트럼프가 제안한 “30일 휴전”에 동의하지 않았다.
따라서 두 제국주의 “강도들” 사이에 협상이 시작됐다고 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이 임박한 것은 아니다.
트럼프는 정책적 변덕이 심한 것으로 악명 높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 트럼프 정부가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정책을 뒤집기로 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트럼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미국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는 지난 1월 말 이렇게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이길 수 있다는 주장은] 정직하지 못하[며] … 우리는 수렁에 돈을 퍼붓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제국주의의 군사적 실패 목록에 또 하나의 실패를 추가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제2의 아프가니스탄·이라크·베트남을 피하고자 한다.
본지가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본질은 민족자결권과 관계가 없다. 한편에는 옛 소련권의 남은 영향력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는 러시아가 있다. 다른 편에는 1991년 옛 소련 붕괴 이래 나토의 국경을 계속 동쪽으로 넓혀 가려는 미국 등 서방이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 혁명가 레닌이 “반동적 전쟁”이라고 부른 제국주의간 전쟁이다. 물론 서방 측이 대리인 우크라이나를 내세워 싸우고 있으므로 대리전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노동계급이 원한 것도 아니고, 지지해야 할 대의도 없는 전쟁이다.
실제로 양국의 노동계급은 이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 푸틴은 러시아 청년들을 징집해 전선으로 내몰기 위해 혹독하게 탄압한다.
우크라이나 청년들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를 점령·합병했는데도 싸울 의지가 없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해 징집 연령을 기존 27세에서 25세로 낮추고 병역 거부자와 탈영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트럼프는 전선의 도살장에서 희생되는 청년들에게 아무런 연민도 느끼지 않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서둘러 수습하고 미국의 주요 경쟁자인 중국과의 대결로 초점을 옮기려 한다. 이것이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을 추진하는 두 번째 이유다.

이런 점들로 보면, 트럼프의 정책은 바이든의 정책과 연속성이 있다.
바이든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연거푸 당한 패배를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설욕하고 미국 제국주의가 여전히 세계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 주려고 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결과적으로 러시아를 중국에 더 가깝게 만들었다.
트럼프의 궁극적 목표는 미국 제국주의가 중국과의 전면적 대결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위해 푸틴과도 기꺼이 거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미국 제국주의 지배자 트럼프를 “친러 성향”이라고 부르는 것은 얼토당토않다.
미국의 일부 권력자와 지식인들은 오래 전부터 미국 정부의 대러시아 정책을 비판해 왔다.
유명한 현실주의 학자 존 미어샤이머는 이미 2014년 10월에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이 미국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언젠가 부상하게 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현재 정책은 러시아와 중국이 더욱 밀착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의 대결이 격화되는 것은 끔찍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미어샤이머는 미·중 간 대결이 핵 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동결 분쟁”
쇠퇴한 미국 제국주의가 벌여 놓은 전선들이 트럼프의 말 한마디로 간단히 수습되지는 않을 것이다.
당장 푸틴은 장기적인 휴전, 더 나아가 영구적인 평화 협정을 서두를 생각이 전혀 없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점령한 쿠르스크 지역을 대부분 수복했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남아 있는 곳은 수자다. 러시아군이 수자와 우크라이나를 연결하는 통로를 차단하면 우크라이나군은 고립될 위험이 크다.
설령 미국이 무기와 탄약 공급을 재개하거나 유럽 국가들이 그 공백을 메운다 해도(사실상 불가능하다) 지상군 없이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그래서 트럼프 정부는 러시아가 현재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전체의 20퍼센트)에 더해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은 트럼프의 종전 구상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평화’의 비용을 유럽 국가들이 치르게 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트럼프는 “우리는 크고 아름다운 바다[대서양]로 [유럽 대륙과]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제국주의가 1949년 나토 창설을 통해 유럽 지배자들에게 제공했던 ‘안보 보장’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압박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유럽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실제로는 약화시킬 생각이 없다. 그보다는 유럽 국가들이 더 많은 방위비를 지출하도록 강요하고,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피로 물들인 제국주의자들이 지금 협상 테이블에 앉아 “동결 분쟁”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평화와 안정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경쟁, 군비 확장, 무기 생산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진정한 평화를 위한 희망은 전쟁과 파괴를 낳는 제국주의간 투쟁을 뚫고 솟아오를 반전·반제국주의 운동으로 싹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