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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퇴진 운동 극우 팔레스타인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미국 전역에서 노동자들이 반트럼프 행진하다
트럼프 취임 100일 지지율 역대 최저

5월 1일 노동절(메이데이)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트럼프 규탄 구호가 울려 퍼진 가운데, 미국에서는 전국 동시다발 반트럼프 시위가 벌어졌다. 한 달 새 세 번째다.

노동자들이 많이 참가해, 당일에만 수십만 명이 800개 넘는 집회·행진을 벌였다. 5월 1~3일 미국 모든 주에서 벌어진 노동절 기념 행동을 다 더하면 1300개가 넘는다(〈레이버 노츠〉 추산). 이번 행동을 주관한 미국 노총 AFL-CIO는 미국 메이데이 역사상 올해 가장 많은 집회가 열렸다고 추산했다.

수도 워싱턴 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LA), 포틀랜드, 피닉스, 필라델피아 등 여러 대도시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고무적이게도 노동자들은 트럼프의 이민자 탄압을 강력 규탄하며 이민자들에게 연대를 표했다.

파업하고 행진한 노동자들도 있었다. LA 지역 공공부문 노동자 5만 5000명은 메이데이 전날까지 이틀 파업을 한 후 노동절에 대열을 지어 행진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UC) 노동자 2만 명은 대학 당국의 신규 채용 동결에 항의하고 인력 확충을 요구하며 하루 파업했다. 그밖에도 곳곳에서 노동자 6만 명이 이날 하루 파업했다.

“민주주의 건들지 마,” “이민자 환영” 필라델피아 피츠버그에서 열린 시위 ⓒ출처 United Steelworkers (플리커)

지난 몇 달간 트럼프에 맞서 싸운 여러 운동도 노동절 기념 행동에 동참했다. 팔레스타인 연대자들은 여러 도시에서 자체 집회를 열고 대열을 지어 노동자들과 함께 행진했다.

4월 19일 두 번째 전국적 반트럼프 시위를 발의한 이민자 방어 운동 ‘50501’도 여러 지역에서 적극 동원했다. 50501은 미주리주에서 이주노동자들과 전미자동차노조(UAW) 조합원들의 공동 행진을 조직했고, 아이오와주에서는 건설 이주노동자와 지역 단체들을 모아 ‘이주민 존엄·정의 행진’을 조직했다.

4월 5일 100만 반트럼프 시위를 제안했던 ‘무브온’, ‘인디비저블’ 등도 노동절 기념 행동에 공동 주최 단체로 연명했다.

민주당 진보파로 알려진 버니 샌더스는 노동절 기념 행동에 동참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순회 시위 “과두정에 맞서자”를 5월 1일에 필라델피아에서 개최했다. 외신들은 그 집회에 약 6000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광범한 반발

이번 반트럼프 시위는, 4월 28일 취임 100일을 넘긴 트럼프의 지지율이 두드러지게 떨어진 가운데 열렸다.

트럼프 취임 100일을 맞아 시행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정부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0퍼센트대를 기록했다. 제2차세계대전 종전 이후 모든 미국 대통령을 통틀어 가장 낮은 것이다(〈뉴욕 타임스〉).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 전문 기관 ‘입소스’가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76퍼센트가 트럼프의 우선순위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60퍼센트는 트럼프의 권력 남용이 부정의하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취임 100일 동안 행정명령을 140개 가까이 내리며 전방위적 공격을 퍼부어, 미국 노동자 등 서민층의 삶을 공격하고 세계경제에 충격파를 줬다.

트럼프는 이런 맹공격으로 자신이 무적이라는 이미지를 세우고 싶어했다. 그러나 오히려 트럼프 정부가 취약하고 광범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시카고에서 열린 시위 ⓒ출처 Paul Goyette (플리커)

트럼프 정부가 특히 주안을 뒀던 경제 정책이 특히 반감을 샀다. 미국인의 57퍼센트, 18~30세의 67퍼센트가 트럼프의 경제 정책에 반대한다(〈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

트럼프의 경제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4월 초 “해방의 날” 관세 폭탄이었다. 트럼프는 관세를 이용해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고 한다.

그러나 상황은 그의 뜻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관세를 두고 거듭 말을 바꾸며 취약함을 드러냈다. 물가가 급등하고 경기가 악화되리라는 우려가 팽배해져, 미국인의 82퍼센트가 트럼프 때문에 미국 경제가 침체할 것이라고 여기게 됐다(〈뉴스위크〉).

애초에 트럼프는 중첩된 위기로 나락에 빠진 평범한 미국인들을 구제하겠다(“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거짓 약속을 하며 재선했다. 트럼프가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것 같자 수천만 명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보인 취약성은,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추진한 일론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에서 사임한 데서도 흘낏 엿보였다.

머스크는 자신이 “임무를 완수”했기 때문에 그만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머스크가 “절약”한 재정은 DOGE 공식 웹사이트에 따라도 목표치의 8퍼센트에 불과했다.

그 정도 구조조정으로도 트럼프 정부는 광범한 반발에 직면했다. 공공부문 구조조정 반대는 4월 5일 첫 번째 전국적 반트럼프 시위의 핵심 요구 중 하나였다.

머스크 사임의 더 직접적인 계기는 관세 폭탄의 여파 속에 트럼프 정부 내 분열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머스크와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 백악관 무역 담당 고문 피터 나바로 등 트럼프 정부 핵심 인사들은 구조조정·관세 등 트럼프 정부의 핵심 정책을 두고 서로 공공연히 갈등했다.

정조준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시위 참가자들이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표하고 있다 ⓒ출처 Joe Piette (플리커)

트럼프는 광범한 반감이 대중 저항으로 솟구치지 못하게 하려 애쓴다. 취임 직후부터 이민자를 혹독하게 단속·추방하고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세차게 공격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온 한 이유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그에 굴하지 않고 반트럼프 저항의 방아쇠가 됐다. 트럼프의 이민자 공격에 맞서서는 미국 전역에서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이 같은 항의들에 밀려 트럼프는 유학생 수백 명의 비자를 취소해 추방한다는 계획을 철회해야 했다.

물론 앞으로도 트럼프는 과격한 언사와 전방위적 공격으로 자신의 약점을 가리고, 속죄양을 만들어 대중의 시선을 돌리려 할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과 세계)의 극우 운동을 자극해 반트럼프 대중과 맞서게 할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반트럼프 운동이 대중 동원을 지속·확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트럼프에 맞설 진정한 힘은 대중 투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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