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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퇴진 운동 극우 팔레스타인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커지는 미국의 반트럼프 운동
4월 19일 2차 대규모 행동 예정

미국 전역에서 트럼프에 맞선 저항이 대규모로 분출하고 있다 4월 5일 포틀랜드에서 열린 “건들지 마!(Hands Off)” 시위 ⓒ출처 BikePortland (플리커)

미국의 반트럼프 운동이 4월 19일에 두 번째 “건들지 마!(Hands Off)” 동시다발 행동을 벌이겠다고 선포했다. 4월 5일 1300여 곳에서 전국 동시다발 시위가 있은 지 2주 만이다.

트럼프에 맞선 저항이 다시 대규모로 분출하는 조짐은 매우 반갑다. 지난번 트럼프 정부도 출범 직후 400만 명이 참가한 ‘여성 행진’에 직면했고 2020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대중 운동으로 결정타를 입었다.

한국에서 대중 운동이 윤석열을 파면시키고, 튀르키예·세르비아·아르헨티나 등지에서 대규모 반정부 운동이 벌어지는 국제적 맥락 속에서 미국 노동자 대중이 반격에 나선 것이다. 기쁘게도, 윤석열 파면 소식이 미국의 반트럼프 운동에 특히 큰 자극을 주고 있다고 한다(〈워싱턴 포스트〉).

두 번째 “건들지 마” 행동은 이민자 방어 네트워크 ‘50501’이 발의했다. 50501이라는 단체명은 “50개 주에서 50개 시위를 벌이는 하나(1)의 운동”이라는 뜻으로, 트럼프의 이민자 단속·추방에 항의하는 자생적 운동들을 연결하며 시작됐다. 50501은 2월 4일과 17일, 3월 4일에 세 차례 전국 동시다발 행동을 벌였고 4월 5일 “건들지 마” 시위에도 동참했다.

4월 5일 시위 직후 50501은 행동을 지속하자고 호소했다. “변화를 쟁취할 때까지 계속 동원합시다. 미국 인구의 3.5퍼센트인 1100만 명이 동시에 행동하면 승리할 수 있습니다.”

연결된 공격에 함께 맞서

현재 50501 운동이나 “건들지 마” 운동 모두 지역에 따라 상당히 불균등하다. 잘 조직된 대규모 행동이 벌어진 곳도 있지만, 소규모 캠페인에 그친 곳도 있다. “건들지 마” 동시다발 지역 집회들이 채택한 핵심 요구도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운동의 참가자들은 트럼프 정부의 공격이 서로 연결돼 있으므로 운동들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여긴다. 이는 트럼프 1기 시절에 견줘 발전한 것이다.

“이민자 단속 추방, 연방 공무원 감축, 사회보장 서비스 중지, 두 성별만 인정하고 성소수자 권리를 부정하는 법안 추진, 건강보험·교육 예산 삭감, 핵심적 정부 기관 해체 등은 모두 미국 정부에 대한 트럼프의 적대적 인수합병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따라서 모두 함께 싸워야 한다.”(50501, 동시다발 시위를 호소하며)

고무적이게도, 지금 운동은 다음 선거 때까지, 혹은 정치인들이 나서 주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당장 싸우자고 촉구하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권리를 파괴하는 트럼프를 한 순간도 더 두고 보지 말자는 것이다.

트럼프 1기 당시에는 트럼프가 일탈에 불과하다고 보고 다음 선거에서 민주당 정치인을 선출해 ‘정상’으로 돌아가자는 기대가 상당했다.

민주당이 그런 기대를 부추겼다. 그러나 그에 힘입어 집권한 바이든-해리스의 민주당 정부는 나락에 빠진 대중의 삶을 개선하기는커녕 이를 외면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전쟁에는 아낌없이 자원을 투입했다.

미국 사회의 위기가 중첩되는 동안 민주당 정부는 이민자들을 희생양 삼아 강도 높은 단속·추방을 벌였다. 통계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는 월평균 약 2만 2000명의 이민자를 추방했는데, 이는 트럼프 정부의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지난 두 달 반 동안 체포한 이민자 월평균(약 1만 5000명)보다도 많다!

광범한 환멸이 일었고, 이에 더해 전투적인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바이든 정부에 결정타를 날렸다. 민주당은 선거에서 참패했고, 트럼프 당선 직후 벌어진 반트럼프 저항을 못 본 체했다. 소수자 권리 옹호자를 자처하던 친민주당 빅테크 기업주들은 재빨리 트럼프 뒤로 붙었다.

반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돌아온 트럼프에 맞선 저항의 물꼬를 텄다(관련 기사 본지 525호 ‘트럼프 당선과 함께 미국 등지에서 반대 시위가 시작되다’). 트럼프 정부가 이민자 탄압 기구를 동원해 마흐무드 칼릴 등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가들을 공격했지만, 운동은 굴하지 않고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첫 번째 “건들지 마” 시위가 벌어진 4월 5일에도 대규모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이 수도 워싱턴 DC와 전국 여러 도시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노동계급 대중 운동을 향해

이런 전투적 항의가 대중 운동의 앞길을 닦았다. 저항이 전국적으로 커지자, 대선 패배 후 트럼프의 전횡에 제대로 항의도 못 하던 민주당 정치인들도 이제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얼마 전 트럼프의 국경 통제를 칭찬해 구설수에 오른 버니 샌더스는 전국 순회 시위 “과두정에 맞서자”를 조직하고 있다. 이 시위에도 트럼프와 억만장자들의 전횡을 증오하는 이들이 수만 명씩 참여하고 있다.

이렇듯 트럼프가 공격을 퍼부어 구축하려던 무적 이미지에 균열을 내는 것은 민주당 정치인들이 아니라 다수가 노동계급인 대중 자신의 힘이다.

4월 5일 시위의 주요 조직자 중 한 명은 시위 직후 언론에 이렇게 말했다.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계속 단결 투쟁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운동의 중심에는 평범한 사람들,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해 일어선 간호사·교사·학부모·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런 대중의 힘, 특히 파업을 통한 노동계급 고유의 힘이 발휘돼야 한다. 미국 노동자들은 바이든 정부 마지막 몇 달 동안 보잉·항만 등에서 강력한 파업으로 임금 대폭 인상을 따내며 그 잠재력을 흘낏 보여준 바 있다.

이제 그 잠재력을 한껏 살려, 노동계급에 전쟁을 선포한 트럼프에 맞서 노동계급 고유의 힘을 발휘할 때다. “건들지 마” 공식 웹사이트는 4월 19일 행동에 이어 5월 메이데이 주간 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대중적 반트럼프 운동이 계속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운동의 연결을 강화하고 승리의 전략과 대안을 제시할 좌파들이 기회를 잡길 바란다.

“이주자, 사회 복지, 표현의 자유 건들지 마!(Hands Off)” 4월 5일 시키고 시위 ⓒ출처 Paul Goyette (플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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