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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쿠데타 세력 숙정 정도껏 하라는 트럼프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제국주의적 우선순위를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한국의 극우 세력에게도 힘을 실어 줬다.

SNS에서 “혁명”과 “숙청”을 언급하며 이재명 정부에게 쿠데타 세력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정도껏 하라’고 견제구를 던진 것이다.

이어서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교회”와 “미군”에 대한 급습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순직 해병 특검의 순복음교회 압수수색과 내란 특검의 오산 공군기지 압수수색을 말한 듯하다. 전광훈 교회도 서부지법 폭동 연루 혐의로 최근 압수수색을 받았다.).

한밤에 전해진 메시지에 극우는 환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가 아니라 국회가 임명한 특검의 수사’라고 해명했지만, 트럼프는 이런 형식적 대답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의 특검을 자신을 수사한 미국 특검에 빗대 “정신질환자”라고 공격했다. 곧이어 “농담”이라고 하고 배석한 관리들이 웃으며 넘어가려 했지만 한동안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조선일보〉)고 한다.

트럼프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명과 함께 선물한 “마가” 모자 ⓒ출처 대통령실

이처럼 트럼프가 한국의 특검 수사를 저격했으니 앞으로 특검이 쿠데타 지지 관료들과 국힘(극우의 핵심이 된) 정치인들을 수사하기는 한층 부담이 될 것이다. “숙청”을 하지 말라고 했으니 쿠데타 세력에게 중형을 선고하는 것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지금 여당이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에도 신중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한국 극우의 부상을 과소평가하거나 세계 자본주의의 ‘정상’ 상태에서 일탈한 예외로 보는 시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보여 준다.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부터 지배자들이 세계적 수준에서 극우를 고무하고 후원하고 있음을 봐야 한다.

트럼프는 윤석열의 쿠데타 미수 후에도 공범인 한덕수, 최상목 등을 공개 지지하며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트럼프 1기 시절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지낸 모스 탄이 한국에 와 (중국 개입설이 핵심인) 부정선거 음모론을 펴며 극우에 힘을 실어 줬다.

가뜩이나 쿠데타 세력 척결이 지연되고 이재명 정부 주요 인물들이 신중론을 펴기 시작한 상황에서 트럼프의 메시지는 극우 측에 힘을 주는 일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 준 친미 행보는 (한일회담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위안부 문제를 내친 것과 함께) 국내에서 미국 제국주의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극우 주장을 정상화해, 의도와 다르게 극우 성장에 도움을 주는 효과를 낼 것이다.

극우 지도부를 새로 선출한 국힘의 영향력을 활용해 극우는 다시 급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으로 한국 자본주의와 기업주들에게는 이윤을 안겨줄지 몰라도 이런 외교를 ‘실용주의’라고 포장하는 것은 노동계급과 서민 대중에 해로운 일이고 지지자들의 염원을 배신하는 일이다.

좌파는 정부에 대한 환상을 재고하고, 제국주의와 극우에 맞서는 독자적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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