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경찰, 윤석열 퇴진 운동에 적극 참여해 온 권말선·한성 부부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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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1일 보안경찰이 권말선 시인과 그의 남편인 한성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이하 ‘민족위’) 공동대표의 자택과 회사를 국가보안법상 7조 찬양·고무, 8조 회합·통신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민족위 관계자에 따르면, 인천 안보수사대가 11일 오전에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한성 대표의 휴대 전화도 압수하고 노트북을 복제해 갔다. 권말선 시인의 회사도 압수수색 대상이었다고 한다.
〈자주시보〉 보도에 따르면, 보안경찰은 한성 대표가 인터넷 언론 〈통일타임즈〉와 블로그 ‘자주통일연구소’에 쓴 글 26편을 이적표현물로 보고 있다. 권말선 시인의 경우, ‘자주통일연구소’에 올린 시 작품과 그가 소장한 책들이 이적표현물이라는 것이다.
보안경찰이 무엇을 가지고 회합·통신의 혐의를 제기하는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최근 정부는 국가보안법 공격을 연이어 벌이고 있다. 8월 30일 민중민주당을 이적단체로 몰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개시한 데 이어, 이번에는 권말선 시인과 한성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윤석열은 소위 “반국가세력”에 대한 경계와 항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9월 10일에도 그는 “북한 정권의 거짓 선동에 동조하는 반대한민국 세력”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맥락 속에서 보안경찰이 반미 자주파 활동가와 단체를, 북한과 내통했다거나 그 입장에 동조했다는 혐의로 잇달아 탄압하고 있는 것이다.
권말선·한성 부부 탄압은 명백히 사상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다. 블로그에 시구(詩句)를 적는 것마저 ‘이적 표현’이라고 금압한다면, 이는 더 많은 다양한 사람들의 자유로운 표현을 제약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다. 더 많은 좌파적·급진적 사상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과 논쟁도 그만큼 위축될 것이다. 이런 토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 말이다.
권말선 시인은 매주 윤석열 퇴진 집회를 개최해 온 ‘촛불행동’의 집회에서 행진을 이끄는 촛불풍물단에도 참여해 왔고, 한성 씨가 공동대표인 민족위는 촛불행동 집회의 인기 예술인인 백자 씨가 상임운영대표를 맡고 있는 단체로 매주 퇴진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자주시보〉는 이 부부가 “오랫동안 자주통일 운동에 매진해 왔고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대통령 탄핵을 위한 활동에도 열의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권말선·한성 부부에 대한 탄압은 윤석열 퇴진 운동에 대한 견제이자 그 운동 안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반미 자주파 단체와 활동가들을 겨냥한 공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