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일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행진:
이스라엘의 만행을 규탄하고 미국 휴전안의 기만성을 폭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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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 전국 집중 행동의 날에 함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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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5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행진(주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3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뜨거운 열기 속에 치러졌다.
이스라엘의 만행, 미국의 위선을 폭로하고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확대하자는 투쟁 의지를 다지는 자리였다.
6월 23일 팔레스타인 연대 ‘전국 집중 행동의 날’을 일주일 앞두고 열린 만큼 종로-명동 도심 행진에서는 거리의 사람들에게 23일 집회에 동참해 달라는 호소에 주력했다.
집회 전부터 페이스페인팅, 디자이너들의 팔레스타인 연대 작품 배포 부스 등 다양한 부스가 차려져 분위기를 돋웠다. 특히 연대 모임인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에서 부스를 차리고 참가자들에게 무료로 아이스커피, 생수 등을 나눠 주기도 했다.
다양한 국적의 집회 자원봉사자들이 적극 참가자들을 안내해 처음 집회에 온 누구나 편하고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참가할 수 있었다.
집회에서는 팔레스타인계 이집트인 유학생, 한국인 활동가, 미국인 유학생이 발언했다.
연세대학교에서 텐트 농성 등 연대 활동에 열성적으로 참가해 온 팔레스타인계 이집트인 멘나 씨는 이스라엘 보이콧 요구와 투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9개월 동안 가자 공격이 계속되는 동안 5000명의 학생, 260명의 교사, 95명의 대학 교수가 죽음을 당했고, 7819명의 학생과 756명의 교사가 부상을 당했습니다. 이 숫자는 매일매일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격은 가자의 교육 기반 자체를 완전히 무너뜨리려는 이스라엘의 체계적인 노력입니다.
“이스라엘 대학들은 팔레스타인 억압에 동조하고 그것을 도와 왔던 공범입니다. 학생으로서, 학자로서의 의무는 자신이 일하고 공부하고 있는 학교가 이스라엘의 대학과 협력관계를 단절하길 요구하는 것입니다. … 전 세계 대학 캠퍼스에서 텐트 농성이 이뤄지고 있고, 이스라엘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고려대학교, 한국외대 등 한국에서도 학생들이 팔레스타인들과 연대하고 있습니다.”
이원웅 노동자연대 활동가는 이스라엘의 인종청소를 지원하는 미국의 기만적인 휴전 제안의 실체를 폭로했다.
“미국은 마치 하마스가 휴전의 유일한 걸림돌인 것처럼 몰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네타냐후가 자기 입으로 휴전안을 받아들이겠다고 얘기하는 것을 본 적이 있으십니까? 오히려 네타냐후는 하마스를 제거하기 전까지는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떠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강력해서 그러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꺾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중동 전체를 전쟁에 휩싸이게 해서 이 상황을 돌파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바이든의 [휴전] 제안도 결국 이스라엘을 위한 것입니다. … 네타냐후도 받아들일 생각이 없는 이런 기만극을 팔레스타인인들이 받아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어느 때보다 거대하게 일어난 국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야말로, 그리고 여기 모인 우리야말로 팔레스타인인들의 진정한 친구입니다. 제국의 심장부에서 또 아랍의 잔혹한 독재 정권 하에서 자국 정부에 맞서 싸우는 학생과 노동자들, 평범한 사람들이야말로 이 전쟁을 끝낼 힘이 있습니다. … 팔레스타인인들의 용감한 투쟁이 끝을 볼 때까지 우리는 거리를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인 유학생 카일라 씨는 서방 제국주의 열강의 위선을 폭로하며 그에 맞선 연대를 호소했다.
“미국은 계속해서 자신들이 마치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자유와 해방의 수호자인 것처럼 얘기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아파르트헤이트 국가가 벌이고 있는 학살을 그저 지켜보고 있는 미국의 모습에서 이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위한 싸움은 아주 끔찍하지만 너무나 분명한 진실을 드러냈습니다. 즉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모든 국가들이 바로 인종차별적 시스템에 언제나 기반해 있다는 사실입니다. 서방 국가들이 이러한 자기 책임의 대가를 치르지 않고 도망칠 수 있도록 놔둬서는 안 됩니다. 서방 제국주의의 희생자들이 직접 억압에 맞서 싸울 수 있어야 합니다.”
이후 참가자들은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 대열을 따라 자원봉사자들이 인도에서 시민들에게 6월 23일 전국 집중 행동의 날 집회를 알리는 활동을 했다. 또한 행진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팻말을 나눠 주며 동참을 호소했다.
많은 시민들이 호응을 보냈고 특히 명동에서는 행진 대열에 박수를 치고, 팻말을 받아 흔들고, 구호를 따라 외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성공적인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서로서로 23일 집회에 더 많이 사람들을 모아 오자는 인사를 나누며 헤어졌다.
팔레스타인 가자와 서안에서 비극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희망과 열정이 커지는 것은 굽히지 않고 연대 집회와 힘있는 행진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일부로서 한국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대학과 지방에서 한국인들에게만이 아니라 다양한 이주민(주로 이주노동자)들로 확산되고 있다. 6월 23일 전국 집중 행동의 날은 그런 기층에서의 운동 건설의 성과를 집약해 우리의 힘을 확인하고 과시하자는 의미이다.
6월 23일 집회에 대대적으로 참가해 한국 사회를 또 한 번 놀라게 하자!
참가자들의 6·23 집회 참가 호소
오늘 처음 집회에 참가한 팔레스타인계 요르단인 압둘라 씨는 “많은 한국인들이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투쟁에 참가하고 있다는 것에 크게 감명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수가 없습니다. 우리 가족들은 야파(지금의 텔아비브)에서 평화롭게 살았지만 갑자기 이 모든 것이 끝장났습니다. … 우리는 언젠가 다시금 팔레스타인으로 갈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을 알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해방될 것입니다.”
압둘라 씨는 이스라엘 이야기만 전하는 미국 언론의 영향을 한국 언론이 크게 받는 상황에서 본지가 진실을 전하는 것에도 감사를 전하며 6월 23일 집회에 많이 참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에서 6월 23일 일요일 매우 큰 시위가 조직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대사관 근처에서 열리는 이 시위에 모두가 동참하길 바랍니다. 여기에 당신의 목소리가 필요하고, 더 많은 사람들의 참가와 더 많은 언론 보도가 필요합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집회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일요일 23일에 함께합시다.”
주혜지 씨는 오늘 자원봉사를 하며 다른 한국인 활동가들과 이주 노동자들을 만난 것이 정말 고무적이었다고 말했다.
“더 많은 한국인들이 우리 모두 이 대학살에 연루돼 있고 무분별하게 어린이와 무고한 민간인을 죽이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이해하고 행동에 참가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 대의를 위해 모인 이 다양한 활동가들이 더 많은 진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리에서 리플릿을 반포하는 일을 자원했던 한 한국인 참가자도 23일 집회 참가가 중요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늘 저는 연대의 힘을 느꼈습니다. 오늘 홍보물을 거리에서 나눠주며 내가 느끼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한국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홍보물을 받았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6월 23일 전국 집중 행동에서 여러분들을 볼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학살에 계속 항의하고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에 반대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