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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분쇄하지 못하면서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해체되다

이스라엘의 정치 위기가 격화되고 있다. 네타냐후 정부의 붕괴 가능성을 점치는 보도도 나온다.

이스라엘이 군사력의 압도적 우위를 앞세워 팔레스타인인들을 대량 학살하고 있지만 그들의 저항을 분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군사적·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는데도 이스라엘은 가자 전쟁에서 고전하고 있다.

하마스 전사들은 6월 15일(이하 현지 시각) 이스라엘군에 치명적인 공격을 가했다. 하마스 전사들은 라파흐에서 군용 차량으로 이동하던 이스라엘군을 향해 로켓 추진 수류탄(RPG)을 발사한 뒤 매복 공격으로 이스라엘 군인 8명을 사살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 남부 지상 공격을 강화하는 시점에서 당한 역습이었다.

그다음 날 이스라엘군은 “지역적·전술적 군사 활동 중단” 조처를 발표했다. 별도의 공지가 있기 전까지 매일 가자 남부 일부 지역에 한해 오전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군사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라파흐에서의 적대 행위는 계속되고 있다. … 아직 작전상 바뀐 것은 전혀 없다.”(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책임자)

그럼에도 이스라엘군의 ‘주간 전투 중단’ 계획은 이스라엘이 가자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있음을 자인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지배자들 내에는 이스라엘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휴전이라고 주장하는 자들이 있다. 미국이 ‘3단계 휴전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속도전으로 통과시킨 뒤 이스라엘더러 이를 수용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비슷한 발상이다. 미국은 ‘3단계 휴전안’을 심지어 “이스라엘의 제안”이라고까지 주장했다.

미국이 ‘3단계 휴전안’으로 가자지구에서 하려는 일에 대해 누구도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 그 목적은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중동을 안정시키되 그것을 미국의 이익과 우선순위에 부합케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저항 단체들을 어쩔 수 없이 협상 파트너로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그 목표는 팔레스타인인의 저항을 분쇄하고 이스라엘 국가를 유지하는 것이다.(본지 509호 실린 ‘이스라엘군의 난민촌 학살을 “환영”한 바이든 — 바이든에게 팔레스타인인 274명의 목숨은 사소하다’를 보시오.)

따라서 미국의 ‘3단계 휴전안’은 인도주의나 평화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8개월 동안 “미국이 세 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하며 휴전 결의를 막았고, 그 결과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가 3만 70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의 줄타기

그런데 이스라엘군이 공식 발표까지 한 마당에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주간 전투 중단’ 계획을 반대했다. 그만큼 이스라엘 지도자들 간 갈등과 분열이 심각하다.

국가안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는 이런 결정을 내린 이스라엘군 작전참모부를 “바보”라고 비난했다. 네타냐후의 군 작전 계획 반대 발언은 이런 압력을 의식한 듯하다.

그러나 동시에, 네타냐후는 줄타기를 하고 있다. 네타냐후는 6월 17일 전시 내각을 전격 해체하고 나서 새 전시 내각을 구성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벤그비르 등은 자신을 전시 내각에 참여시키라고 줄곧 요구해 왔다.

전시 내각은 가자 전쟁 시작 4일 뒤인 지난해 10월 11일에 결성된 내각 속 내각이었고, 전쟁 관련 최고 결정 협의체였다.

전시 내각은 총리 네타냐후,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 국민통합당 대표 베니 간츠 등 투표권을 가진 3인과 투표권이 없는 옵서버 3인 등 6명으로 이뤄져 있었다.

국민통합당 대표 베니 간츠가 지난 9일 전시 내각에서 사퇴한 데 이어, 투표권 없이 전시 내각에 참여했던 두 의원(가디 아이젠코트, 힐리 트로페르)도 사퇴하면서 전시 내각은 반쪽짜리로 전락한 상태였다.

베니 간츠는 네타냐후의 “정치적 고려 탓에 운명적이고 전략적인 결정이 뒤로 밀렸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가 자신의 정치 생명을 유지하려고 인질 교환 협상에 매우 소극적이었다는 것이다.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이스라엘 지도자들 간 갈등과 분열을 이용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더욱 키워야 한다 ⓒ출처 이스라엘 총리실

그러나 베니 간츠 등 이스라엘 야당 정치인들은 결코 팔레스타인인들의 친구가 아니다. 그들의 네타냐후 비판은 결코 시온주의에 대한 비판이 아니다.

베니 간츠는 네타냐후가 “진정한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막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그가 말하는 “진정한 승리”는 무엇인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의 귀환을 앞당기는 것, 군사적 성과를 거두되 외교적 주도권을 잃지 않는 것, 이란에 맞서 미국 등 서방과의 동맹을 굳건히 하는 것이다.

결국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신속하게 파괴하지 못했다는 것이 베니 간츠의 네타냐후 비판의 핵심이다.

현재 네타냐후는 “느린 소모전”에 관심이 있는 듯하다(알자지라, 6월 17일 자). 전쟁이 끝나면 10월 7일 하마스 공격에 대한 정부의 대응 실패가 조사될 것이고, 새롭게 치러질 선거에서 네타냐후는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전시 내각을 해체하고 국가안보회의가 그 역할을 대신하겠다고 한 것도 그런 포석의 일환인 듯하다. “[국가안보회의를 통한 결정은] 네타냐후가 직접 모든 결정을 내리거나 자신에게 도전하지 않는 믿을 만한 사람들과 함께할 것이라는 뜻이다.”(예루살렘 소재 히브리대학교 정치학과 학과장 기드온 라하트, 알자지라, 6월 17일 자)

이처럼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분열은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그들 중 어느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그들의 분열을 이용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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