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레바논 지상군 투입 규탄 긴급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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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주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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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새벽(현지 시각) 이스라엘이 기어코 레바논 국경을 넘어 지상군을 투입했다. 대규모 공습도 다시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몇 주 전부터 ‘헤즈볼라 지도부를 제거하겠다’며 레바논을 대규모로 공습해 수천 명의 사상자를 냈다.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살해한다며 레바논 다히예에 폭탄 85톤을 퍼부었다.
이스라엘은 지난 1년 동안 ‘하마스를 제거하겠다’며 가자지구에서 이런 식으로 인종 학살을 저질러 왔다.
언론을 통해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한국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펼쳐 온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팔연사)이 같은 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이 제안된 지 몇 시간 만에 그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함께해 온 여러 국적의 사람들 50여 명이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모였다.
참가자들은 레바논에 지상군을 투입하며 전쟁을 확대하는 이스라엘과 이를 지원하는 미국을 규탄하고, 저항과 연대를 호소했다. 집회·시위에관한법률 때문에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는 것에도 제약이 있었음에도 기자회견은 기세가 있었다.
한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무함마드 씨가 첫 발언자로 나섰다. 그는 지금 레바논 민중이 겪고 있는 고통이 무엇인지 아주 잘 알고 있다며 레바논 민중에 뜨거운 연대를 표했다.
“네타냐후 정부는 팔레스타인인들을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서 내쫓고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이라크와 예멘 등 중동에서 저항세력을 제거하려고 합니다.
“이 자리에서 레바논 민중에게 완전한 연대를 표명합니다. 레바논 민중은 팔레스타인 대의에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며, 우리는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지키고 지원하기 위한 운동을 지지하고 동참할 것입니다. 레바논, 예멘, 전 세계 어디서든지 억압받는 민중과 함께 싸울 것입니다.”
윤지영 나눔문화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미국을 규탄하고 저항을 지지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나눔문화는 레바논의 팔레스타인인 난민촌에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다소 떨리는 윤 연구원의 목소리에서 깊은 분노와 결의가 느껴졌다.
“레바논 팔레스타인 난민촌 학교의 교장 자이납와 방금 연락이 닿았습니다. 그는 폭격으로 피신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이 전쟁이 끝나야 한다고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이스라엘은 76년에 걸친 불법 점령과 테러에 맞서 최전선에서 싸운 무장저항 세력[헤즈볼라]을 무력화시킴으로써 중동 전역의 저항까지 무릎 꿇리려고 합니다.
“미국은 철저한 공범입니다. 이스라엘이 하산 나스랄라를 살해하자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어권’이라고 두둔했습니다. 가자지구에서 4만 명 이상을 죽인 이스라엘에게 끊임없이 무기를 지원한 학살 공범 미국답습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방어권이야말로 정당하다고 주장합니다.
“이토록 기나긴 학살을 감행하는 이스라엘, 그들의 만행에 인류의 정의와 존엄이 무참히 짓밟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살아남은 아이들이 심판할 것입니다. 우리의 저항도 계속될 것입니다.”
기자회견을 하는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은 국군의 날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기자회견 동안 굉음을 내며 전투기가 날아다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매일매일 저런 굉음 속에 있을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민중을 떠올렸다.
김영익 노동자연대 활동가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전투기를 투입해 폭격할 때 일부러 저런 굉음을 내서 공포를 극대화한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금 공격이 ‘제한적,’ ‘국지적’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공격으로 죽어 가는 레바논 아이들 앞에서 대체 ‘제한적’이란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하고 되물으며 이번 레바논 침공이 중동 전역으로 전쟁의 불길을 번지게 할 수 있고, 이는 오롯이 이스라엘과 서방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익 활동가는 지금 언론들이 이스라엘의 막강한 무력으로 이미 승리한 것처럼 말하지만 레바논에는 시온주의에 맞서 저항한 오랜 역사가 있음을 상기시키며, 저항과 연대를 호소했다.
이집트인 칼리드 씨는 이스라엘과, 이집트 등 이스라엘에 협조하는 부패한 아랍 정권들에 맞선 아랍 민중들의 시위를 촉구했다. 또한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서 학살을 자행하는 이스라엘 대사를 한국이 추방할 것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가자 학살 1년이 되는 10월 6일 ‘국제 공동 행동의 날’에 다시 모여 이스라엘과 미국 대사관 앞을 행진하며 학살자와 그 공범들에 맞서 양심과 정의의 목소리를 전하기로 약속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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