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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과 함께 미국 등지에서 반대 시위가 시작되다

트럼프 당선 직후 며칠 동안, 미국 곳곳에서 트럼프 반대 시위가 열렸다.

한 참가자의 다음 발언은 이런 시위의 정신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일부 좌절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처럼 분노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에게는 함께 트럼프를 저지할 힘이 있다.”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11월 9일 뉴욕에서 열린 트럼프 반대 시위 ⓒ출처 @MaketheRoadNY (X, 옛 트위터)

트럼프 당선 후 첫 토요일인 9일, 뉴욕에서는 30개 단체가 동원한 수천 명이 트럼프 타워 주변을 행진했다. 이들은 트럼프가 예고한 이주민 탄압에 맞서겠다며 “여기가 우리의 집이다”(강제 추방에 반대한다는 의미)라는 팻말을 들었고, “인종학살 지원 반대한다”는 팻말과 팔레스타인 깃발도 들었다.

같은 날 수도 워싱턴DC에서도 수백 명이 모였다. 이들은 주로 트럼프가 여성의 임신중지 권리와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빼앗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외쳤다. 시애틀에서는 궂은 날씨에도 수백 명이 나와 가자지구 즉각 휴전을 요구했다.

전국적 동원도 계획되고 있다. 트럼프 취임을 앞둔 1월 18일에 “워싱턴DC 민중 행진”이 준비 중이다.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6일 당일에도 신속하게 집회가 열린 곳들이 있었다.

시카고에서는 ‘인종차별과 경찰 탄압에 맞선 시카고 동맹’의 주도로 수백 명이 트럼프 타워 건물을 바라보며 “프리 프리 팔레스타인”, “모든 이주민 환영한다”를 외치고 기세 있게 행진했다.

뉴욕, 필라델피아, 산호세,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위스콘신 등지에서도 당선 발표 당일 트럼프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후 포틀랜드, 피츠버그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이들 집회에서는 이스라엘 지원 반대, 이주민 환영, 극우·파시스트 반대가 빠짐없이 제기됐다. 대부분의 집회는 바이든 정부하에서도 꾸준히 투쟁해 온 단체들이 주도했고 아주 전투적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주도한 어느 촛불 집회의 우울한 분위기와 대조를 이뤘다. 정치의 차이가 전투성과 기세의 차이로 나타난 것이다.

한국에서는 일요일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주최한 10일 집회에 1500여 명이 참가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행진 규모에 고무됐고, 자신들을 향한 내외국인들의 호응을 보며 또다시 힘을 얻었다. 학살 국가 이스라엘의 “베스트 프렌드” 트럼프가 당선됐어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기세는 위축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한편 영국에서는 트럼프 당선 당일, 런던 등지에서 집회가 열리며 “트럼프와 그가 대변하는 모든 역겨운 것”에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극우가 세계적으로 고무받을 것이라면서 경계 태세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트럼프 당선에 고무된 이스라엘인 훌리건들이 팔레스타인 깃발을 찢고 “아랍인 죽어라,” “이스라엘군의 승리를” 하고 외치며 도발하는 일이 있었다. 이들은 앞서 그리스에서도 폭력 사태를 일으켜 그리스인 한 명을 의식불명으로 만든 바로 그 세력이었다.

네덜란드에서도 이들은 현지 팔레스타인 지지자들과 충돌했고 주류 언론은 이 충돌을 유대인 혐오 공격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이스라엘인들의 공격에 맞선 팔레스타인 시위대의 정당하고 통쾌한 자기방어였다.

일요일 암스테르담에서는 수백 명이 당국의 팔레스타인 시위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며 행진했고, 네덜란드 경찰은 수십 명을 연행했다. 이들은 즉각 석방돼야 한다.

이밖에도 파리에서 트럼프와 마크롱의 인종 학살 지원 중단을 요구하며 수백 명이 토요일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의 집권은 세계를 더 위험한 곳으로 만들 것이다. 그에 맞선 투쟁은 바로 지금부터 시작돼야 한다. 지난 며칠간 벌어진 이런 시위들은 더 커다란 트럼프 반대 시위의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