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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윤석열을 체포·구속·퇴진시키려면:
노동자 전면 파업이 필요하다

윤석열 체포가 무산되자 많은 사람들이 답답함과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반(反)윤석열 시위대는 경찰 병력과 차벽에 가로막혀 전진하지 못했다. 밤샘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의 열의는 대단한 것이지만, 한남동 ‘대첩’ 운운하는 과장은 운동의 전진에 도움이 안 된다.

대통령 권한대행 최상목을 비롯한 권력자들은 윤석열 체포에 반대하고 있다. 최상목은 공수처가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재차 발송했지만 침묵으로 사실상 거부하면서, 공수처와 경호처 간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가 절대 없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했다. 윤석열 측이 관저를 요새화하고 있는 점에서 볼 때, 사실상 체포하지 말라는 얘기다.

이들은 윤석열의 쿠데타 기도와 이에 맞선 대규모 시위로 흐트러진 기성 질서를 복원하려 한다. 윤석열이 관저에서 체포돼 끌려나오는 모습이 생중계되면, 기성 질서를 떠받치던 권위가 실추되고 반면 아래로부터의 요구와 도전이 커질 것을 우려한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 파업은 이들이 지키려 하는 기성 질서를 뒤흔들어 윤석열 체포·구속·퇴진 가능성을 높이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정권 퇴진을 위해 민주노총이 총파업 지침을 다시 발동해야 한다 ⓒ조승진

파업의 효과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는 노동자들의 노동으로 굴러간다. 이 사회를 지배하는 자본가들은 이윤 생산을 위해 노동자들의 노동에 의존한다. 행정·치안·공공서비스 등을 담당하는 국가 기구들도 노동자들 없이는 한순간도 작동될 수 없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작업을 중단하는 파업은 기업주들의 이윤과 국가의 운영, 공공질서에 타격을 준다. 그럴 때 기업주와 국가 권력자 등 지배계급은 당혹해 하며 분열하고 동요한다.

예컨대 1987년 7~8월 전국적으로 벌어진 노동자 파업은 전두환 군사 정권이 그해 6월에 양보했던 조처를 되돌릴 수 없게 만드는 데 결정적 구실을 했다.

전두환이 6월 항쟁 때 군대 투입 문제를 놓고 갈팡질팡한 것도 사실 수많은 노동자들이 거리 투쟁에 참가하면서 거대한 노동자 반란으로 발전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거리에서 군부 독재의 무릎을 꿇린 노동자들은 자기 작업장에서 투쟁을 벌여 군부 독재의 머리를 숙이게 만들고 기업주들의 양보를 받아 냈다.

한 작업장, 한 부문의 파업은 다른 노동자들의 투쟁과 거리의 반윤석열 투쟁을 고무하며 연대를 확산시키는 초점이 될 수 있다. 지금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선언하고 파업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윤석열 퇴진 시위는 중대한 일보 전진을 할 수 있다.

대규모 노동자 파업은 관저 앞 좌파 시위대를 막고 있는 경찰 병력을 일부 분산시키는 효과도 낼 수 있다. 파업이 단호하게 수행된다면 파업이 윤석열의 버티기 탓이라는 여론도 형성될 수 있다. 그만큼 윤석열 체포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무엇보다 파업은 노동자들에게 집단적 힘을 느끼게 해 줘 자신감을 키우고 의식을 변화시킨다. 이는 노동계급과 피차별 대중 전반의 투지를 고취시켜 투쟁이 보편화될 수 있게 한다. 그렇게 될 때에만 노동자 등 민중의 힘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게 되고, 이는 지배자들이 감당할 수 없게 될 잠재력이 있다.

1987년 7~8월 노동자 파업은 군부와 권력자들의 반격 시도를 좌절시켰다 ⓒ출처 울산노동역사관

정권을 물러나게 만든 파업들

세계 역사에는 대중파업과 결합된 대규모 항쟁으로 정권을 무너뜨린 사례가 여럿 있다.

● 1974년 포르투갈에선 수백만 명이 참가한 혁명으로 잔혹한 파시스트 정권을 타도했다. 당시 인구가 900만 명인 나라에서 조선, 방직, 전자, 호텔, 요식, 은행 등 주요 산업 부문의 노동자 20만 명이 파업에 들어갔다. 당시 노동자들은 공장을 점거하고 거대한 시위에 참가했다.

● 2003년 10월 볼리비아에서 민중 봉기가 일어나 백만장자 대통령을 몰아냈다. 볼리비아노총이 호소한 총파업이 전국적으로 벌어졌고, 제1, 제2 도시인 수도 라 파스와 엘 알토로 시위대가 끊임없이 밀려 들어왔다. 대통령이 쫓겨난 후 대통령직을 계승한 부통령은 사회 개혁 약속을 어기고 우파들과 손잡고 민중을 공격했다. 그러자 볼리비아 민중은 2005년 대규모 거리 시위와 노동자 총파업으로 다시 우파 정권을 쫓아냈다.

● 2011년 1월 튀니지에서 노동자 파업은 가장 커다란 역할을 했다. 기층 조합원들의 압력을 받은 튀니지노동자총연맹 지도자들은 총파업을 선언했고, 총파업이 노조 지도부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응을 불러일으키며 정권 퇴진에 쐐기를 박았다. 이집트에서도 마할라와 수에즈 등 주요 산업단지의 노동자들이 정권 퇴진 시위를 지지하며 파업을 벌였고, 군부는 독재자 무바라크 퇴진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 2019년 2월 말 알제리에서 장기 집권한 대통령의 5선 연임 시도에 맞서 대중 항쟁이 분출했다. 노동자 투쟁이 운동에서 주도적 힘을 발휘했다. 항공·항만 부문에서 시작된 노동자 파업은 섬유·운송 산업으로 번지더니 석유·천연가스 등 주요 산업 부문으로 확대됐다. 3월 31일에 100만 시위로까지 커진 항쟁에 직면한 독재자는 결국 4월에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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