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겨냥 전쟁 연습에 동참하는 이재명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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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연합 군사 훈련 ‘프리덤 에지’가 9월 15일부터 제주도 동·남방 해상에서 열리고 있다. 훈련은 19일까지 계속된다. 프리덤 에지는 윤석열 정부가 2023년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정기 훈련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미국과 함께 실시하는 대규모 군사 훈련이 벌써 두 번이나 열렸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국가의 일)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한국 지배계급의 미·일 제국주의 협력 노선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 8월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 간 약속”이라며 ‘위안부’·강제동원 합의를 뒤집지 않겠다고 한 것은 바로 프리덤 에지 같은 일을 위한 것이었다.
프리덤 에지는 대(對)중국 전쟁 연습이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프리덤 에지 훈련의 목적을 이렇게 밝혔다. “3국의 지속적 안보 협력은 공통의 위협에 맞서 핵심 이익을 지키고 제1 도련선 안쪽에서 실전 능력을 강화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억지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오키나와-대만-필리핀-말레이시아를 잇는 ‘제1 도련선’은 중국이 해상 방어선으로 설정한 경계선으로, 프리덤 에지에서 제1 도련선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덤 에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계속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군사 훈련들 중 하나다.
7월 호주 근해에서는 미국과 호주가 주관하는 다국적 연합 훈련 ‘탈리스만 세이버’가 시행 20년 만에 역대 최대 규모로 벌어졌다. 한국 해군과 해병대도 참가했다. 지난 8월 말에는 필리핀 근해에서 미국·일본·영국이 3개 항공모함 전단을 동원해 연합 훈련을 했다. 6월 그 지역에서 중국이 2개 항모 전단을 동원한 훈련을 벌이자, 미국과 그 동맹들은 더 많은 항모 전단을 동원한 것이다.
군사력 대결
중국은 중국대로 인도·태평양의 긴장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 대만 해협을 포위하는 대규모 전쟁 연습 ‘해협 레이팅-2025A’를 실시했다. 8월 초에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해역에서 러시아와 연합 훈련을 했다. 김정은과 푸틴을 초청한 9월 전승절 행사에서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벌이며 무력 시위를 했다.
중국을 겨냥한 전쟁 연습에 한국이 동참하는 것은, 미중 갈등이 전쟁으로 이어질 경우 평범한 한국인들까지 전쟁에 휘말리게 할 위험을 키운다.
군사 훈련 그 자체도 위험하다. 올해 3월 한미 연합 훈련 중 포천에서 공군 전투기 오폭으로 수십 명이 다쳤다. 오폭된 포탄이 30킬로미터만 더 빗나가 휴전선 너머에 떨어졌다면 생각도 하기 싫은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
중국 본토에서 가까운 제1 도련선에서 한미일 3국이 대규모 전쟁 연습을 벌이는 것은 수위 높은 도발이자 아슬아슬한 일이다.

이재명 정부하에서도 전쟁 연습이 계속되는 것은 윤석열에 반대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신이다. 많은 사람들이 윤석열의 노골적인 친서방 제국주의 노선에 반대했고, 윤석열이 쿠데타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과의 전쟁을 도발한 것에 섬뜩해 하고 분노했다.
이재명 정부는 한국 자본주의의 이익(‘국익’)을 위해 미·일 제국주의와 능동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에서도 이재명 정부는 미군 군함을 한국에서 건조할 수 있게 하는 ‘마스가 프로젝트’에 적극 협력하며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했다.
한국 자본주의는 미국(과 일본) 제국주의와의 협력 구조 속에서 성장해 왔다. 한국 지배계급의 가장 효과적인 정치 조직인 한국 국가기구도 그 구조의 일부다. 그래서 행정부 상층이 바뀌어도 ‘국정의 연속성’이 지속되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그런 역사와 구조를 거스를 의지도 능력도 없고, 역대 민주당 정부들과 다를 바 없이 친미 협력 정책을 펴고 있다.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일조하면서 말이다.
미·일 제국주의에 협력하는 것은 친미·반중을 강령으로 삼는 극우의 어젠다들을 정당화시켜 주는 것이기도 하다.
동아시아를 위험하게 만드는 한미(일) 연합 군사 훈련들은 중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