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사무실 압수수색:
집회·시위의 자유 탄압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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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경찰이 오늘(6월 9일) 오전 8시경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 사무실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이 제시한 혐의는 5월 1일, 11일, 16~17일 집회들에 대한 집시법·공유재산법·도로법 위반이다.
장옥기 건설산업연맹 위원장은 경찰의 거듭된 출석 요구에 대해 6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양회동 열사 장례 절차를 마치면 자진 출두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경찰은 바로 건설노조 사무실과 장옥기 위원장 업무용 컴퓨터 등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이번 건설노조 압수수색은 7월 민주노총 파업을 앞두고 노동자 투쟁 분위기를 잠재우려는 공격의 일환이다.
건설노조는 지난해 말부터 윤석열 정부의 집중 공격을 받아 왔다. 정부는 건설노조 같은 투쟁적인 부위를 공격해 노동자 투쟁 전반을 위축시키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건설 노동자들은 이에 저항해 왔다. 그 과정에서 5월 1일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분신으로 항의한 일도 벌어졌다.
직후 건설노조는 즉각 윤석열 정권 퇴진을 내걸고 투쟁에 나섰다. 5월 1일 노동절 집회, 5월 11일 용산 대통령실 앞 결의대회, 5월 16~17일 1박 2일 상경 파업을 벌였다.
탄압에 굴하지 않고 저항을 지속하자 윤석열과 여권은 온갖 비방을 쏟아내며 재차 공격에 나섰다.
5월 23일 윤석열은 국무회의에서 민주노총 도심 집회를 “불법 행위”라고 비난하고 “확성기 소음, 도로 점거 등 그 어떤 불법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5월 16~17일 건설노조 파업과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사후에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과 조직쟁의실장 등에 대해 소환 조사를 요구했다.
이틀간의 집회로 민주노총 이태의 부위원장 등을 소환 조사하고, 29명을 입건했다.
그러나 정부와 경찰의 노동자 집회·시위 강경 대응은 민주노총뿐 아니라 상대적 온건 노조인 한국노총의 반발도 불렀다.
한국노총은 금속노련 위원장·사무처장의 연이은 연행(김준영 사무처장은 6월 2일 구속됐다)과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악에 항의해, 6월 7일에 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을 결정하고 정권 심판 투쟁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온건한 사회적 대화 노선인 한국노총마저 정권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윤석열이 다중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 등 서민층에 떠넘기려 하는 것에 대한 대중적 반감도 계속 깊어지고 있다.
최근엔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이동관이 아들의 학폭 문제를 계급적 특권을 이용해 무마하려 했던 사실도 폭로돼 여론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동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언론 장악 선봉장 구실을 했던 자로, 이동관이 임명돼 방송 장악에 시동을 걸면 그것도 저항과 반감에 부딪힐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정권의 명운이 걸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올해부터 대규모 항의가 분출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사용자들의 재촉 속에서 노동시간 연장, 직무성과급제 도입 등 노동개악을 밀어붙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건설노조 압수수색은 이런 윤석열 정부의 초조감을 보여 준다. 윤석열 정부의 집회·시위 강경 대응은 정부의 위기감 때문인 것이다.
지금은 대정부 투쟁을 전면화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