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노조 교섭 결렬 기자회견:
이재용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은 “대국민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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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8월 1일 오전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이재용이 나서서 노조 요구에 응답하라고 요구했다.
삼성전자노조의 파업은 25일 넘게 지속되고 있다. 앞서 7월 29~31일에 열린 노사 교섭은 사용자 측이 노동조합의 임금 및 휴가 요구안을 일절 무시하며 노동자들을 우롱한 탓에 결렬됐다.
손우목 삼성전자노조 위원장은 이재용이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고 무시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사측은 지금까지 [노조 설립 후] 5년간 단 한 번도 노동조합의 안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게 한 가지도 없습니다. … 2020년 이재용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노동3권을 인정하고 무노조 경영을 철폐하겠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어떻습니까? … 삼성의 오너인 이재용 회장은 본인이 이야기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와야 합니다.”
이재용은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요구와 파업은 못 본 체하면서, 호사스럽게 인도 최대 부호 막내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지금은 파리 올림픽을 관람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기본급 0.5퍼센트 [추가] 인상은 불가하다면서도 파리 올림픽에 1만 7000여 대의 신형 폴더블폰을 증정하며 252억 원이나 썼는데, 그 돈은 누가 벌어다 준 것이냐?”며 울화통을 터뜨리고 있다.
며칠 전 삼성전자노조는 사용자 측 관리자들이 파업 조합원에게 고과 평가 불이익과 인사 이동을 협박하거나 무단 결근이라며 위협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례들을 폭로했다.(관련 기사: ‘삼성전자는 파업 조합원 불이익 협박 등 파업 파괴 행위 말라’)
“회사는 법과 원칙을 지켜 부당노동행위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 삼성전자 사용자 측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강기욱 삼성전자노조 대의원도 사용자 측의 기만성을 폭로했다.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재용은 실질적인 무노조 경영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 사측의 노조 탄압은 파업 기간 사측이 자행한 부당노동행위들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들은 이재용의 노동 존중 선언이 새빨간 거짓말이며 대국민 사과가 아닌 대국민 사기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현국 삼성전자노조 부위원장은 노동자들의 요구와 투쟁을 비난하는 사용자 측과 친사용자 언론들을 향해 울분을 토했다.
“30년 반도체 1위, 이거 이재용이 만들었습니까? 절대 아닙니다. 그자는 감옥에 있었고 노동조합을 탄압했고 프로포폴에 취해 있었습니다. 이것[30년 반도체 1위]이 이재용의 것이라고요? 우리 노동자들의 것입니다. 그런데 노동자들이 만들어 놓은 이 소중한 성과를 사측은 이렇게 기만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사측이 제시했던 안건들을 우리가 수용하면 맞을까요? 절대 받을 수 없는 안건을 갖고 와서 ‘[노동]조합이 받지 않았다’라고 언론을 통해 조합을 공격하고 [있는 것이] 삼성의 현실이라 이 말입니다.”
이재용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면서 주가를 조작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6조 3000억 원에 이르는 회계를 조작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최순실에게 뇌물을 줬다. 삼성 노동자들이 피땀 흘려 생산해 낸 이윤의 일부로 더러운 거래를 한 것이다.
현재 이재용은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2심 재판을 받고 있고, 내년 1월 말 전에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다.
이재용은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에서 유리한 판결을 이끌고 국민의 반감을 누그러뜨리고자 2020년에 삼성그룹의 노조 파괴 공작에 대해 사과하고, 악명 높은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는 결국 말뿐이었다.
2심을 앞두고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몸을 사려야 할 처지인 이재용은 노조와 대화하는 모양새만 취하고 있다.
이재용의 기만적인 노조 무시의 배경에는 투쟁적인 노조를 탄압하며 매사에 노골적으로 기업주들의 편을 드는 윤석열 정부가 있다.
그런 윤석열 정부와 대립 중인 민주당도 기업주들의 눈치를 보며 삼성전자 파업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투쟁은 회사 경영진의 위선을 밝히 드러냈고, 노동자들이 글로벌 기업 삼성을 상대로 집단적 저항에 나설 수 있음을 국내외에 보여 주고 있다.
삼성전자노조는 “노동자들을 소모품으로 대하”는 “삼성전자의 민낯”을 사회적 쟁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노조 투쟁에 지지와 연대가 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