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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군대는 대레바논 전에서 실제는 난항을 겪고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전역을 폭격하고 있다. 10월 13일(이하 현지 시각)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모스크와 시장 폭격 장면은 마치 세상의 종말이라도 온 듯한 광경이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스라엘이 지난 9월 레바논 공격을 확대한 뒤로 레바논인 최소 164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지금까지 레바논인 2255명이 사망했다.

미국 등 서방은 레바논을 비롯한 중동에서 전쟁을 확대하려는 이스라엘의 노력을 실제는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중동 지배력을 잃지 않기 위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작전을 지원함과 동시에,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동 지역과 주변 해역에 병력 4만여 명과 군함 10여 척을 전개해 놨다.

지중해 동부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패배한 미국 제국주의의 새로운 전선이 됐다.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관은 백악관보다 2.5배 큰 매머드급이다. “미국이 중동에 남아 있겠다는 강력한 신호다.”(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 타임스〉, 〈민들레〉 2023년 5월 15일 자에서 재인용)

미국이 중동에 “남아 있는” 것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산 석유의 최대 소비국이다.

미군 중부사령부 사령관 마이클 쿠릴라는 레바논 삐삐 테러 발생 며칠 전에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헤르지 할레비를 만났다.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 대한 레바논과 이란의 위협 등 현재 위협에 초점을 맞춘” 만남이었다.(〈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9월 9일 자) 이 만남에서 쿠릴라는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작전 계획을 보고받았다.

이스라엘은 천하무적임을 과시하고 싶어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레바논으로 진격하는 이스라엘군 ⓒ출처 IDF

하마스의 공격 1년이 되는 날인 10월 7일 네타냐후는 내각 회의에서 이렇게 연설했다.

“이것은 우리 존재의 전쟁, 즉 ‘부활의 전쟁’이다. …

“우리는 이 지역의 안보 현실을 바꾸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리의 미래를 위해, 10월 7일에 일어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설정한 목표를 모두 완수할 때, 즉 하마스의 사악한 지배를 타도하고 납치된 사람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낼 때 우리는 전쟁을 끝낼 것이다.”

네타냐후의 연설은 실제로는, 이스라엘이 봉착한 교착 상태와 찾고 있는 탈출구를 둘 다 보여 준다.

지중해에서 요르단강까지 식민 정착자 국가 이스라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대大이스라엘 프로젝트”) 지속적인 전쟁을 통한 “부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스라엘의 중동 프로젝트다.

그래서 이스라엘인 인질들은 전쟁의 “부수적 피해자”가 되고 아마 죽어서야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그조차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분쇄해야 가능할 것이다.

또한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가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이 아이언돔을 뚫고 텔아비브까지 날아올 수 있다.

그 때문에 미국은 이스라엘에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 포대와 미군 병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이 결정은 이란의 공습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레바논 전쟁을 치르기 위해 더 많은 이스라엘인들을 대피소로 보내고 더 넓은 북부 국경 지역 이스라엘인들을 대피시켜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학살을 자행하고 이란과의 전쟁을 위협하면서 천하무적임을 과시하고 싶어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헤즈볼라가 오늘날과 같은 강력한 세력으로 성장한 것은 1982~2000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점령에 맞서 저항했기 때문이었다. 이스라엘군은 2000년 레바논에서 철수해야 했고, 5년 뒤 가자지구 정착촌에서도 철수했다. 이스라엘은 2006년 레바논을 상대로 다시 일으킨 전쟁에서도 패배했다. 지금처럼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던 게 아닌데도 말이다.

지금 이스라엘군은 난항을 겪고 있다.

10월 2일 이스라엘 군대는 레바논 남부에서 정찰 작전을 수행하다 헤즈볼라의 총격을 받아 8명이 전사하고 전차 3대가 전파됐다.

10월 7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하이파 항구로 로켓을 발사해 이스라엘인 사상자가 25명 발생했다.

10월 13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 비냐미나 군 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해, 이스라엘 군인 4명이 전사하고 7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공격으로 총 61명이 부상당했다.

게다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은 레바논을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 제국주의와 독재 정권에 맞서는 대중 반란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난항 때문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지상전에 4번째로 사단 병력을 투입했다. 이미 배치된 3개 상비군 사단 병력에 예비군 사단을 추가 투입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이스라엘군은 해상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곧 헤즈볼라의 테러 활동에 대응해 바다에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며 레바논 남서부인 아왈리강 남쪽 해안가를 피하라고 경고했다.

애초 ‘제한전’을 표방했음에도 전황이 이스라엘 뜻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 유니필)을 공격해 5명이 부상당했다.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은 “절대적으로, 확실히” 이스라엘에 공격 중단을 요청했지만, 그러면서도 이스라엘에 무기와 자금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유니필 공격은 미국 등 서방이 이스라엘의 갱스터 같은 행태에 직면해 곤경에 처해 있음을 보여 준다. 서방의 중동 이익을 지키려면 이스라엘을 지원해야 하지만, 중동 경비견 이스라엘은 리드줄을 마구 잡아당기고 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지상전에는 또 다른 복잡한 문제가 있다. 서방 제국주의의 지배가 크게 혼란되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은 10월 7일 이스라엘 지지를 재차 강조하면서도 무기 제공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제국주의의 뒷마당인 레바논이 “새로운 가자”가 되도록 놔둘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요르단 정권은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보루다. 지난 4월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려는 미국 전투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규모 팔레스타인·레바논 연대 시위로 인해 요르단 정권은 휘청거리고 있다.

그래서 요르단 외무장관 아이만 사파디는 10월 7일 베이루트를 방문해 이스라엘의 침략을 반대하고 레바논에 전폭적으로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사파디는 13톤의 식량, 구호 물자, 의약품, 의료 장비 등을 실은 군용기를 타고 베이루트로 갔다. 9월 18일 삐삐 테러 이후 요르단이 레바논에 보낸 7번째 구호 물자 수송이다.

결국 이스라엘 국가안보위원회 전 위원장 지오라 에일란드는 이렇게 인정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항복하지 않을 것이며 계속 총격을 가하는 자들이 있을 것이다. … 두 전선에서 전쟁을 계속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정치적 해결의 문을 여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군사적 압박만으로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계속 믿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알자지라, 10월 8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