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의 승리에 필요한 힘은 어디서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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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나 유례없이 참혹한 폐허가 펼쳐져 있었다. 티레시(市) 거리 전체가, 시돈시(市) 곳곳에 부서진 시멘트, 뒤틀린 금속, 유리 파편, 쓰레기가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
“그 아래에는 시신들이 있었다. 냄새로 알 수 있었다. 틀림없었다. 썩은 웅덩이에서 나는 것 같은 냄새가 코를 찔렀다.”
41년 전에 미국인 기자 엘렌 캔터로우가 이스라엘군의 침공으로 파괴된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를 묘사한 글이다.
1982년 당시 방송들은 이 침공이 “테러리스트”를 뿌리 뽑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그대로 따라 했다.
당시 이스라엘 총리 메나헴 베긴은 이스라엘 의회 ‘크네세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아이들을 지킬 것이다. 저 두 발 달린 동물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손찌검하려 든다면 그 손을 잘라 버릴 것이다.”
오늘날에도 비슷한 참극이 가자지구 폐허에서 벌어지고 있다.
수백만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복수하려고 집결한 이스라엘 침략군의 모습은 이스라엘 국가가 더 넓은 지역에서 하는 구실의 전형이다.
이스라엘 전투기가 가자지구에 갇힌 사람들에게 백린탄을 떨어뜨리고, 영국·미국 군함이 근해에 배치돼 있다.
다른 한편에서 이집트 독재자 압델파타 엘시시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접경의] 라파흐 관문을 봉쇄하고 남쪽에서 [가자를] 포위하고 있다.
이런 요소들, 즉 이스라엘 국가의 억압 역량, 제국주의 강대국들의 지원, 팔레스타인 아파르트헤이트[인종 분리]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이웃 아랍 정권들의 지원이 결합돼 서로를 강화한다.
무장 저항이든 평화적 저항이든, 팔레스타인인들은 단지 이스라엘 국가만을 상대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지난주 하마스 무장 저항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의 승리는 궁극적으로 전장에서 결판나지 않을 것이다.
무장 저항은 더 넓은 투쟁의 한 부분이다. 그 저항이 승리하려면 아래로부터의 대중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2021년 5월 총파업은, 이스라엘이 만든 아파르트헤이트 감옥에 [가자지구, 서안지구, 동예루살렘으로] 나뉘어 갇힌 팔레스타인인들이 어떻게 투쟁하며 단결할 수 있는지를 흘낏 보여 줬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아랍 지역 동맹국들의 기반을 무너뜨리려면 훨씬 더 나아가야 한다.
단층선
팔레스타인인들의 총파업은 역사적 팔레스타인 지역 전체를 가로지르는 진정한 사회적 단층선을 드러냈다. 억압과 착취에 짓눌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사회 최하층에 있다. 그런데 그들이 역사를 만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며 일어선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은 과정이 2011~2012년 아랍 전역에서 독재자들에 맞서 벌어진 대중 파업과 시위를 추동했고, 또 이후 [2019년] 알제리와 수단에서 벌어진 봉기 물결도 추동했다.
2011년 이집트 혁명은 이집트 정권이 팔레스타인인들의 편이라고 자처하는 것이 거짓임을 보여 줬다.
타흐리르 광장에서 출발한 대규모 시위대는 주이집트 이스라엘 대사관을 폐쇄시키고 대사를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로 쫓아냈다.
이집트 군부는 이 운동을 분쇄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집트 공안 국가는, 이집트인들을 억압하는 것이 미국에게서 받은 막대한 군사 원조에 은혜 갚는 일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 군사 원조는 1979년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맺음으로써 팔레스타인인들을 배신한 것의 대가였다.
탄압의 위험이 컸음에도 시위가 벌어져 이집트를 뒤흔들고 있다. 기자시(市) 뒷골목에서 팔레스타인 깃발이 펄럭였다.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도 수천 명의 사람들이 행진했다.
우리도 우리가 맡은 일을 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이스라엘이 저지른] 전쟁 범죄에 연루된 정도가 아니다. 다시 한 번 학살의 종범 구실을 하고 있다.
모두 가자지구에 이목을 집중해야 하지만, 동시에 지금 카이로·암만·베이루트·런던·파리·베를린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행진의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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