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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해 온 이집트인들의 난민 인정 투쟁

지난 8월 법무부가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가들인 이집트인 난민 10여 명에게 무더기로 난민이 아니라고 결정했다. 난민 신청 후 6년이나 시간을 끌다, 난민이 아니라고 결정한 1차 심사에 대한 이의신청마저 기각한 것이다.

이집트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이집트인 난민들은 곧바로 난민 인정을 위한 소송에 나섰다. 그리고 한국인 활동가들과 함께 연대 캠페인을 시작했다.

첫 활동으로 가자 학살 1년을 맞아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주최한 10월 5일 포럼6일 ‘국제 행동의 날’ 집회에서 재판부에 제출할 탄원서를 받았다. 많은 내외국인들이 관심을 보이며 동참했다.

연결된 대의 ‘가자 학살 1년 10.6 국제 행동의 날’ 집회 속의 이집트인 난민 인정 운동 ⓒ조승진

이집트인 난민들은 한국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앞장서 온 사람들이다.

가자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해 10월 11일 서울 도심 첫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부터 재한 팔레스타인인 등과 함께 주도적 구실을 했다. 이집트인 커뮤니티를 동원하며 주저 없이 행동에 나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불을 댕기는 데서 큰 구실을 했다.

또한 힘찬 집회 발언과 영감을 주는 토론회 연설, 구호 선창과 북소리로 집회의 기세를 끌어올리는 등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1년 넘게 지속하는 데 기여했다.

이런 이집트인 난민들에 대한 공격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대한 공격이기도 하다.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일부답게 한국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는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들이 참가해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저변을 확대하며 성장하자 윤석열 정부는 이를 억누르기 위한 조처를 취해 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난민이 정치 운동을 하는 것을 억압하는 난민법 개악안을 입법 예고했다. 올해 1월부터 출입국관리 공무원, 경찰, 국정원 직원으로 의심되는 자들이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 참가한 이주민들을 사찰·감시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기도 하다. 올해 4월 국가정보원은 무슬림 혐오를 이용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공격하는 내용을 담은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는 팔레스타인 연대 한국인 활동가 3인에게 집회·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 소환장을 발부했다.

그 연장선에서 팔레스타인 연대에 앞장서 온 이집트인 활동가들을 난민이라는 그들의 불안정한 처지를 이용해 공격하는 것이다.

에너지 명동길에서 재한 이집트인 활동가들이 인간탑을 쌓고 팔레스타인 연대 구호를 선창하고 있다 ⓒ이미진

소송에 나선 이집트인 난민 중 한 명인 A 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정치 난민을 겨냥한 한국 정부의 탄압입니다.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에 참여하기 시작한 이래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난민 신청이 거절되기 시작했습니다.

“6개월마다 비자를 갱신해야 하는데, 승인될지 불허될지 알 수 없는 임시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집트로 추방될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크고 생계유지도 벅찹니다. 이것이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 참여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경찰국가이자 공안국가인 이집트로 추방된다면 체포와 구금은 물론 최악의 경우 죽임을 당할 수 있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심지어 미국 국적의 이집트인 활동가조차 계속 구금하고 있는데, 우리는 어떻겠나요?”

이주민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처지인 난민들에 대한 공격이 성공한다면, 윤석열 정부는 더 넓은 범위의 이주민들도 공격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위축시키려 할 수 있다.

카이로

팔레스타인의 대의와 이집트 혁명의 대의가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도 이집트인 난민들을 방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집트인 난민들은 2011년 시작된 이집트 혁명에 참가했던 정치 활동가들로, 이집트에서도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을 했다. 2013년 쿠데타로 집권한 현 엘시시 정부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다가 혹독한 탄압을 받고 한국으로 피신했다.

엘시시는 이집트 혁명을 짓밟았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이 벌이는 가자 학살의 공범이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에 협력하고,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학살을 피해 넘어오지 못하도록 국경을 굳게 닫고 있다. 또한 자국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에 나선 활동가들을 체포하며 탄압하고 있다.

그래서 이집트인 난민들은 올해 6월 엘시시 정부의 장관이 한국-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가하려고 방한했을 때 이를 규탄하는 활동을 벌였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학살은 주변 아랍 국가 지배자들의 협력을 통해 유지되고 있다. 아랍 국가들에서 노동자와 빈민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것은 팔레스타인 독립을 위해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다.

특히, ‘팔레스타인 해방의 길은 카이로로 통한다’고 일컬어질 정도로 이집트에서의 반란은 중요하다. A 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입니다. 엘시시는 아랍의 봄이 자국으로 번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걸프 지배자들에게 자금과 무기 등 온갖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등 서방이 엘시시를 지원하는 것도 위선적입니다. 언제나 자유와 인권을 이야기하면서 엘시시 같은 최악의 정권을 지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집트에서의 자유를 되찾는 일은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되찾는 일과 깊이 연결돼 있습니다.”

이집트인 난민들은 힘겨운 처지에도 이집트에 남아 있는 동지들을 지원하고, 한국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건설하는 데 헌신해 왔다. 이들이 추방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이집트인들의 난민 인정을 위한 운동을 지지하고 지원하자.

함께합시다!

  • 이집트인 난민 인정 소송 지원 온라인 탄원서 작성

https://bit.ly/for-egyptian-refugees

  • 소송 비용 마련 모금
카카오뱅크 3333-31-8210896 (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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