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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교사 4차 집회: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법 개정을 요구하다

궂은 날씨에도 8월 12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교사 수만 명이 모여 서이초 사망 교사를 추모하고 교육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진

서이초 교사의 죽음으로 촉발된 교사들의 대규모 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네 번째 열렸다. 전국에서 모인 수만 명(주최 측 추산 4만 명)의 교사들은 국회와 교육부를 향해 ‘아동복지법 개정’, ‘생활지도권 보장’을 요구했다.

이번 집회는 지난 집회들보다 더 구체적으로 법 개정과 제도 신설을 주문한 게 특징이었다.

그래서 연단의 발언도 정치권과 교섭할 교원단체 6곳, 시도교육감 협의회, 여야 국회의원들로 주로 채워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시도교육감 협의회와 국민의힘 측 국회의원은 불참했다.

집회 주최 측은 아동복지법 17조 5호에서 금지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교사들에게 악용하는 경우가 많으니 이를 개정하라고 요구했고, 법령과 학칙으로 정해진 생활지도는 아동학대가 아님을 법에 명시하라고 요구했다. 연단에 오른 전교조·교총 등 교원단체 6곳도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아동학대처벌법, 아동복지법, 교원지위법 등의 법안 개정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8월 12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4차 집회에서 전교조·교총 등 교원단체 6곳이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진
궂은 날씨에도 8월 12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교사 수만 명이 모여 서이초 사망 교사를 추모하고 교육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진

또 집회 주최 측은 교사의 생활지도권 보장을 위해 학부모 민원에 대한 교육청·교육부 책임을 명시하고, 실효성 있는 민원 관리 시스템과 수업 방해 학생 분리 등을 제도화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교사 혼자서 학생 20~30명을 일일이 신경 써서 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교사가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까지 홀로 가르치는 게 얼마나 힘든지 토로하는 발언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 때문에 서울초등수석교사회나 교원단체 등은 수업 방해 학생 분리 조치 등 대응 체계, 정서적 위기 학생을 상담교사와 전문가와 협력해 지원하는 시스템이 대안임을 주장했다.

물론 감정이 격해진 학생 등을 일시적으로 분리하는 조처는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제도적인 학생 분리 조치는 자칫 문제 학생들을 낙인찍어 쫓아내는 비교육적 처사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교사와 학생·학부모 사이의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 측 국회의원이 오지 않아, 집회에 참가한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은 간단한 인사만 허락됐다. 집회 주최 측이 ‘정치 배제’, ‘정치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민정 의원은 교육 환경을 결정하는 게 바로 정치라며, 교사도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교육을 제대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 배제’를 천명해 온 집회 주최 측의 기조와 모순되는 주장이었지만, 참가자들은 강 의원 발언에 대체로 호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교사들은 국가(교육부와 교육청 등)를 상대로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정치적 주장과 행동 없이 어떻게 국가에 요구하고 싸울 수 있겠는가.(관련 기사: “정치 배제”는 공상적인 데다 바람직하지도 못하다)

이런 점에서 최근 정부가 교사 수 감축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에 대한 비판이 없었던 것은 큰 아쉬움이 남는다. 서이초 교사의 죽음이 과도한 업무와 수많은 민원 처리와 관련돼 있음을 고려하면 교사 증원 등 인력 충원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날 모인 교사들은 앞으로도 법 개정을 위해 집회를 이어 가기로 했다. 다음 주말부터는 국회 앞에서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궂은 날씨에도 8월 12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교사 수만 명이 모여 서이초 사망 교사를 추모하고 교육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진
교사 수만 명이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이미진
궂은 날씨에도 8월 12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교사 수만 명이 모여 서이초 사망 교사를 추모하고 교육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진
궂은 날씨에도 8월 12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교사 수만 명이 모여 서이초 사망 교사를 추모하고 교육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진
궂은 날씨에도 8월 12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교사 수만 명이 모여 서이초 사망 교사를 추모하고 교육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