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미국 등 서방의 지원을 받은 죽음과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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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휴전 결의안 표결에서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영국이 기권한 가운데, 가자지구 파괴는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낳은 참상이 어찌나 끔찍한지 서방 편에 서 있는 기관들조차 가자지구가 이제 생지옥이 됐다고 말한다.
폭탄·미사일·탱크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180만 명 이상이 살던 곳에서 피신해야 했다.
수만 명이 천막 생활을 하고 있는데, 천막이 모여 있는 임시 피난처에서는 질병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12월 초 한 유엔 고위 관료는 가자지구 인구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부국장 칼 스카우는 가자지구에서 인도적 지원 사업이 “붕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를 방문해서 목도한 “공포, 혼란, 절망”은 자신이 상상했던 것보다도 끔찍했다고 덧붙였다.
“물품 보관소는 무질서 상태였고, 배급소마다 수천 명이 절박하게 주린 배를 붙잡고 있는데다, 슈퍼마켓들은 진열대가 모두 텅 비었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대피소에는 화장실이 역류하고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더는 침묵을 지킬 수 없었던 기관 중 하나였다.
WHO 사무총장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는 이스라엘이 10월 7일 이후 가자·서안지구에서 보건 기관을 공격한 횟수가 449회에 이른다고 말했다.
“의료진이 활동하기란 이제 불가능하다.” 게브레예수스의 말이다.
같은 연설에서 게브레예수스는 샤워기가 700명당 한 개, 변기는 150명당 한 개뿐이라고 말했다.
“갈수록 더 좁은 지역에 더 많은 사람이 모이면서 과밀집 상태인데다 제대로 된 식량·물·주거지·위생시설도 부족해 질병이 퍼지기 딱 좋은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다.”
WHO는 필수적인 인도적 지원을 즉각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가자지구에서의 전투를 끝내라고 요구했다.
저항
이스라엘의 가차없는 폭격에도 저항은 분쇄되지 않았다.
12월 초에 하마스의 군사 조직인 알카삼 여단은 가자시티에서 전투 사흘 만에 이스라엘 차량 79대를 파괴·파손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스라엘군 전사자가 100명이 넘었다는 이스라엘군 당국의 자료와도 부합한다.
알카삼 여단은 성명에서 이렇게 밝혔다.
“우리 전사들은 셰이크 라드완의 한 지하 터널 입구에 부비트랩을 설치했고, 이스라엘군이 진입하자마자 폭파시켰다.
“그 결과, 이스라엘군 소속 대원들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했다.”
또한 알카삼 여단이 공개한 영상에는, 가자지구 북부의 탈 알자타르에서 알카삼 여단 전사들이 이스라엘군의 메르카바 탱크를 노리고 폭파시키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저항 소식이 전해지자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환호했다. “그들(저항군)이 저들의 탱크를 파괴했다. 우리는 여기에 머물 것이다.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이다.
“떠나야 할 것은 저들(이스라엘인)이다.” 자발리아에서 한 남성이 한 말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들이 자유로워지기 전까지는 이스라엘인 포로를 더는 석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제는 이스라엘 국가조차 하마스 분쇄가 애초 생각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믿는다.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 짜히 하네그비는 이 전쟁이 “수개월 걸릴” 수 있다고 최근 말했다.
《랜싯》,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치가 정확하다고 확인하다
몇몇 서방 정치인들은 가자지구 당국이 민간인 사망자 규모를 부풀린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달 초, 매우 높은 권위를 자랑하는 의학 저널 《랜싯》은 가자지구 보건부가 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를 정확하게 집계해 왔다고 썼다.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는 가자지구 보건부의 사망자 보고서를 그와 별개로 집계된 사망자 보고와 대조했지만, 사망자 비율이 부풀려졌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10월에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가자지구 보건부의 발표를 일축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이 사용하는 수치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직후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체 사망자 명단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