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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혁명 1백 주년 연재⑫:
투쟁 속에서 노동자들을 단결시키려 한 레닌

백 년 전인 1917년 러시아 혁명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사회를 낳았다. 본지는 올 한 해 러시아 혁명을 주제로 한 기사를 꾸준히 번역 연재하려고 한다.

러시아 혁명가 레닌의 중요한 전기가 25년 만에 처음 나왔는데, 지은이 빅터 시베스티언은 이렇게 말한다. “누구나 레닌이 초래한 재앙을 알고 있다.”

그 전기 《독재자 레닌》은 흔한 공식 설명을 되풀이하며, 레닌을 “기회주의”에 이끌린 “완고한 이데올로그”이자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독재자로 그리고 있다.

그러나 진짜 레닌은 이렇게 왜곡된 이미지의 레닌과는 완전히 다르다.

레닌은 어떠한 혁명적 정당이 필요한지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제1차세계대전 때까지 레닌의 볼셰비키 당은 유럽의 다른 사회주의 정당들과 함께 제2인터내셔널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그 중 오직 볼셰비키 당만이 노동자 혁명을 성공시켰다.

레닌은 노동자들이 지배계급한테서 권력을 빼앗으려면 어떤 종류의 혁명적 정당이 필요한지를 이해했는데, 이것이 바로 볼셰비키와 다른 사회주의 정당들의 결정적 차이점이었다.

레닌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1902년에 나온 레닌의 소책자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서 독재자의 야심이 드러났다고 주장한다.

1902년 당시 러시아 사회주의자들은 대체로 느슨한 학습 서클로 조직돼 있어서 차르의 보안경찰에 의해 쉽게 분쇄됐다. 그래서 레닌은 노동계급 투쟁이 전진하려면 잘 조직된 전국적 정당을 건설하는 것이 핵심적으로 중요하다고 봤다.

그러나 레닌이 이런 정당을 조직하는 방식은 유연했다.

노동계급

레닌은 또한 정당과 더 광범한 노동계급의 관계를 살펴보고 “계급의 정치의식은 오로지 외부에서만 노동자들에게 도입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말은 정당이 노동계급 대중에게 자신의 사상을 강요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레닌의 주장은 “경제주의”에 반대하는 맥락에서 나왔는데, 경제주의자들은 “노동자 운동을 노동자들의 부문적 이익을 방어하는 투쟁으로만 체계적으로 한정”했다.

노동자들의 “경제”투쟁이 점차 사회주의를 향한 투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경제주의자들에 맞서 레닌은 반대로 주장했다.

레닌은 이렇게 썼다. “‘경제주의자들’은 한쪽 극단으로 치우쳤다. 사태를 바로잡으려면 누군가가 반대 방향으로 당겨야 했는데, 바로 그것이 내가 한 일이다.”

레닌은 혁명가들이 작업장 투쟁만이 아니라 정치투쟁도 주도해야 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의 호민관이 돼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레닌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서 쓴 내용은 모두 운동을 전진시키는 데 필요한 논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정치 상황이 변하면 레닌의 당 조직 방식도 바뀔 수 있었다.

1905년 혁명으로 상황이 바뀌자 레닌은 이제 “노동계급은 본능적으로, 자생적으로 사회주의자다”라고 주장했다. 불법 상황에서 만들어진 꽉 짜인 조직은 더는 이런 상황에 맞지 않았다. 당은 이제 좌경화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해야 했다.

조직

조직의 형태가 어떻든 간에, 당이 필요한 이유는 노동자들의 의식이 불균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레닌의 주장이었다. 어떤 노동자들은 자본주의를 깨부수기를 원하고 또 어떤 노동자들은 자본주의를 지지한다. 그러나 대다수 노동자들은 진보적인 생각과 반동적인 생각을 동시에 갖고 있다.

레닌은 노동계급 속에서 혁명적 정치를 퍼트릴 수 있는 능동적 투사들의 정당을 추구했다.

그런 정당은 노동계급을 지도하면서 동시에 노동계급에게 배우는 당이었다.

1905년과 1917년 혁명 때 러시아에서는 새로운 노동자 국가의 토대가 될 노동자 평의회(“소비에트”)가 세워졌다.

레닌은 소비에트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1915년에는 소비에트를 “혁명적 통치 기관”이라고 불렀지만, 레닌이 처음부터 소비에트를 핵심으로 본 것은 아니었다. 1917년 10월에 이르러 레닌과 볼셰비키는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라고 주장했다.

볼셰비키 조직은 노동계급이 권력을 잡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했다. 시베스티언은 다음과 같이 썼는데, 그 자신이 의도한 것 이상의 진실이 담겨 있다. “레닌이 지금 중요한 이유는 … 오늘날 우리가 부딪힌 것과 비슷한 문제들에서 똑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썩어 빠진 사회를 끝장내려면 우리는 레닌의 답변이 무엇이었는지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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