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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혁명 100주년 연재 36:
혁명의 충격파가 전 세계로 퍼지다

100년 전인 1917년 러시아 혁명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사회를 낳았다. 본지는 연말까지 러시아 혁명을 주제로 한 기사를 꾸준히 번역 연재하려고 한다.

러시아 혁명은 전 세계 노동자들에게 희망의 등불 그 이상으로 다가왔다.

미국의 위대한 노동조합 세계산업노동자연맹(IWW)의 지도자 빌 헤이우드는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 혁명은 우리 생애 가장 위대한 사건이다.

“러시아 혁명은 자유와 노동자 민주주의의 여명이다. 우리가 레닌을 믿지 못한다면 아무도 믿을 수 없다.”

저항을 통해 왕들을 끌어 내리는 것이 가능함을 목격한 각국의 노동자들은 크게 고취됐다.

그 결과, 1918년 독일에서는 수병 반란이 확산돼 노동자 파업과 맞물리면서 제1차세계대전을 끝냈고 카이저[독일 황제]를 끌어내렸다.

1918년 독일의 병사 소비에트 ⓒo.Ang.

이탈리아에서는 “러시아처럼 하자”가 좌파의 슬로건이 됐다. 혁명적인 노동조합 활동가였던 아르만도 보르기는 이렇게 썼다. “우리는 러시아 혁명을 우리의 북극성으로 삼았다.

“러시아 혁명의 승리에 기뻐 날뛰고, 혁명이 위험에 빠질 때면 가슴을 졸였다. 우리는 러시아 혁명과 혁명 열사·투사를 기리는 상징물과 제단을 만들었다."

그러나 러시아 혁명의 영향은 저항을 고무하는 데에 그치지 않았다. 러시아 혁명은 경제와 정치를 연결하는 법을 보여 줬다.

러시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혁명을 이끈 볼셰비키의 접근법은 “평화, 빵, 토지”라는 슬로건으로 압축됐다. 이 슬로건처럼 볼셰비키가 각각의 투쟁들을 연결시키는 것을 보면서, 유럽 전역의 노동자들은 많은 것을 배웠다.

러시아에서 혁명을 낳았던 요소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전 세계 어디서나 존재했다.

1917년 봄 프랑스에서 수십만 파업 물결이 이어질 때, 파업 집회의 마지막 구호는 바로 “전쟁을 멈춰라!” 였다.

모리배

1917년 8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파업 중이던 노동자들에게 사측은 작업장으로 복귀하면 빵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이렇게 외쳤다. “빵 얘기 집어 치워라!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모리배들은 꺼져라! 전쟁을 멈춰라!” 노동자들은 파업을 계속했다.

작가 빅토르 세르주는 당시의 분위기를 이렇게 묘사했다. “노동자·병사 평의회(소비에트)가 이 시대의 진정한 주인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반란, 리옹에서 반란, 벨기에에서 혁명, 콘스탄티노플[터키 이스탄불의 옛 명칭]에서 혁명, 불가리아에서 소비에트들의 승리,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반란.

“유럽 전체가 싸우고 있다. 공공연하게 또는 은밀하게 모든 곳에서, 심지어 연합군 병사들 안에서도 소비에트를 세우고 있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 모든 것이.”

이집트, 인도, 아프가니스탄 등 다른 지역에서도 저항이 분출했다. 민중들이 제국주의 열강에 맞서 봉기했고, 제국주의 군대 내에서는 반란이 일어났다.

이런 저항을 조직한 수단은 바로 소비에트였다. 노동자와 병사들이 구성한 평의회인 소비에트는 1905년과 1917년에 만들어졌다.

러시아 혁명에서 노동계급은 소비에트를 이용해 조직적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전 세계에서 러시아의 소비에트를 모방하거나 거기에 영향 받은 노동자평의회들이 만들어졌다.

세계 곳곳에서 파업 위원회들은 러시아를 따라서 자신들을 소비에트라고 불렀다.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만들어진 노동자평의회는 다른 곳보다 더 나아가 직접 민주주의, 노동자 통제와 노동자 권력을 제기했다.

러시아가 준 영감은 소비에트만이 아니었다. “볼셰비키처럼 하기”가 일상 언어의 유행이 됐다.

1919년에 영국 병사 1만 명이 켄트주(州) 포크스턴에서 [재파병을 거부하는] 반란을 일으켰다. 병사들은 자신들의 단체를 결성하면서 당시 인기 있던 구호를 내걸었다. “볼셰비키들 어서 모여라.”

러시아 혁명으로 각국에서 정당들이 새롭게 만들어지거나 기존 정당이 분열하거나 [성격이 다른 단체로] 전환했다. 세계적으로 노동자 운동과 노동자 단체들은 여러 갈래 길을 걸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노동자 혁명은 각국의 노동자 운동과 조직 모두를 엄청나게 전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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