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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혁명 1백 주년 연재⑮:
국제주의 - 혁명을 지키기 위한 필수 요소

백 년 전인 1917년 러시아 혁명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사회를 낳았다. 본지는 올 한 해 러시아 혁명을 주제로 한 기사를 꾸준히 번역 연재한다.

1917년 혁명을 일으킨 러시아 노동계급은 자신들이 국제 노동계급 운동의 일부라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당시 여러 노동자평의회(소비에트)와 혁명적 단체들이 발행한 유인물·연설문·결의안을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마르크스의 말을 인용하는 등 국제 혁명을 호소하는 주장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제1차세계대전으로 노동자들이 서로 적대하도록 내몰린 상황에서, 이런 호소는 제1차세계대전의 이데올로기와 민족주의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었다.

1918년 독일 베를린에서 벌어진 혁명적 투쟁

페트로그라드(현재의 상트 페테르부르크) 볼셰비키는 2월 혁명 직전에 발행한 유인물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우리는 세계를 나눠 가지려는 각국 자본가들의 국수주의적이고 범죄적인 탐욕에 반대한다. 우리는 노동자들의 국제적 연대를 지지한다.”

‘온건’ 사회주의 진영은 말로는 계속 국제 협력을 말했지만 정작 전쟁을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착취자들의 편에 서게 됐다. 착취자들은 노동자들이 같은 계급의 형제자매를 살육하는 것을 보며 흡족해 했다.

오직 철저한 혁명가였던 볼셰비키와 그 지지자들만이 전쟁을 끝내려 고군분투했다.

결국 국제주의를 현실로 만들며 동부전선의 전쟁을 끝낸 것은 러시아 10월 혁명이었다.

1918년 서부전선의 전쟁이 끝난 것도 독일 혁명 덕분이었다.

10월 혁명 직후 볼셰비키는 러시아·영국·프랑스 등 연합국이 맺은 비밀 협정을 공개했다. 이 국가들의 목적은 독일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물리친 다음 세계를 나눠 갖는 것이었다.

러시아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는 다음과 같이 썼다. “노동자·농민 정부는 온갖 음모와 밀서, 거짓말이 난무하는 비밀 외교를 철폐했다. … 우리에게는 숨겨야 할 것이 전혀 없다.”

이런 국제적 호소는 이전의 운동들은 비교가 안 될 만큼 전 세계 지배계급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러시아 혁명은 서곡일 뿐 곧 전 세계 자본가 계급을 몰아내는 일이 시작될 듯했다.

국제주의는 노동계급이 혁명을 벌인 후에 누구를 동맹으로 삼을 것이냐는 문제와도 연결돼 있었다.

볼셰비키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은 두 세력의 지지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첫째는 “광범한 반(半)프롤레타리아[빈농] 대중과 일부 소농이다. 그들은 [당시] 러시아 인구의 압도 다수”였다. 둘째는 “모든 교전국을 포함해 일반적으로 모든 나라의 노동계급들”이었다.

러시아의 혁명적 노동계급은 자신들의 구상대로 사회를 변혁하려면 빈농을 자신들 편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동시에 러시아보다 더 선진적인 나라들의 연대(궁극으로는 그 나라들에서 혁명이 벌어지는 것)에도 의존해야 했다. 러시아만으로는 사회주의를 달성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가장 앞서가는 선진국일지라도 자본가들의 공격에 시달리고 적대적인 경제 세력에 포위당하면 사회주의에 도달할 수 없을 터였다. 하물며 러시아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레닌의 다음 말에 동의하지 않은 볼셰비키는 없었다. “독일에서 혁명이 일어나지 않으면 우리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절대적 진리다.”

그러나 이후 이오시프 스탈린이 부상하며 국제주의 사상을 ‘일국 사회주의’라는 정반대의 교리로 대체했다. 러시아 혁명이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패배했기 때문에 스탈린은 그 일에 성공할 수 있었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5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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